"韓에선 폭망했는데" 일본의 무한한 경차 사랑. 그 이유는?

혼다 N-BOX

[M투데이 임헌섭 기자] 전 세계적으로 SUV 세그먼트가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신차 시장에서는 다시 한번 경차(Kei Car)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인 JATO 다이내믹스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량은 117만대로 전년대비 4% 감소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0.7% 증가한 34.1%를 기록했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을까?

사진 : 다이하츠 탄토

일본에서 경차가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으로, 구매는 물론이고 유지 관리도 저렴하다.

또 다른 이유는 일본 자동차 산업의 필수 존재이기 때문이다. 경차는 수출을 위해 만들어지는 수많은 자동차들 중에서도 현지 공장의 유지와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다.

사진 : 스즈키 스페이시아

아울러 일본 정부는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경차의 생산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법안도 제정했다.

작고 효율적인 만큼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많은 주차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차 시장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사진 : 닛산 룩스

일본에서 경차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전장 3,400mm, 전폭 1,480mm, 전고 2,000mm 이하의 차체 크기와 660cc 이하의 배기량을 맞춰야 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잠재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오직 내수 시장만을 위한 차량을 만들 수밖에 없도록 강요한 것이다.

그 결과, 일본 내 모든 경차 세그먼트는 100%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직 상위 8개의 제조사만이 경차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다이하쓰 무브 캔버스

지난해 기준 경차 시장 1위는 약 34만9,000대를 판매한 다이하쓰(Daihatsu)가 3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왕좌를 차지했다.

2위는 약 33만6,200대를 판매한 스즈키(Suzuki)가 위치했으며, 그 뒤로 약 26만3,200대를 판매한 혼다(Honda)를 비롯해 닛산(Nissan), 미쓰비시(Mitsubishi), 마쯔다(Mazda), 토요타(Toyota), 스바루(Subaru)가 자리했다.

경차 판매 1위 모델은 혼다 N-BOX

사진 : 혼다 N-박스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받은 경차는 혼다 N-박스(BOX)였다. 판매량이 무려 20만2,200대로 점유율이 7%에 이른다. 2위인 다이하쓰 탄토(Tanto)가 판매한 대수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사진 : 닛산 사쿠라

하지만 2022년 경차 시장에서 가장 놀라움을 선사한 사건은 일본 최초의 전기 경차인 닛산 사쿠라의 등장이었다. 사쿠라는 2만1,900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아직 선두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본 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존재감을 어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도전이며, 새로운 일본 경차 시장의 비전을 보여줬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