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못 여는 초고층 빌딩에 큰 가구 넣는 법

이 사진을 보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인데, 건물 전체를 유리로 지어 창문이 없다. 이 타워의 42층부터 71층까지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주거 시설이 있는데, 이사할 때 큰 가구는 과연 어떻게 넣을까? 유튜브 댓글로 “시그니엘 같은 건물엔 큰 가구를 어떻게 넣는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통유리인 시그니엘에는 어떻게 큰 가구를 넣을까?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관리하는 관계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롯데 시그니엘 관계자
“큰 가구도 물론 이제 다 들어갑니다. 충분해요. 지금 여기 거주하시는 분들도 다 큰 가구들 이렇게 갖고 오셨던 분들이어서 다 엘리베이터로 옮기긴 하거든요”

일단 이제까지 이사하며 입주민이 가지고 온 큰 가구라 할지라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무리 없이 들어가긴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해당 건물에 이사 경험이 많다는 이사 업체에 실제 이사에서 큰 가구가 있을 땐 어떻게 하는지 노하우를 물었다.

H이사업체 본부장
“시그니엘 레지던스 같은 경우는 지하 3층에 하역장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 3층 하역장으로 내려가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경유해서 올라가요. 원체 잘 사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현관도 엄청 넓고 화물용 엘리베이터도 엄청나게 커요. 공장 같은 엘리베이터 정도의 크기는 되거든요”

이삿짐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위층으로 옮기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렇게 창문을 통해 넣는 방식은 창문이 없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것. 옮겨진 짐도 물론 현관을 통해서만 넣을 수 있어서 현관보다 큰 가구는 들어갈 수 없고, 그나마 조립이 가능한 가구라면 분해 후 넣어 재조립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H이사업체 본부장
“가구는 현관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현관문은 일반 아파트 대비해서 1.5배 정도? 층고는 한 5m씩 나오는 것 같아요”

시그니엘뿐 아니라, 송파구의 갤러리아팰리스,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주상복합건물 특징상 사다리차를 댈 수도 없어,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위층까지 올린 후 현관을 통해서만 가구를 넣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도 현관 자체가 워낙 커서 웬만한 가구는 전부 들어간다고 한다. 일반적인 아파트의 현관문은 너비 1m에 높이 2.1m 정도인데, 해당 건물들의 현관은 이보다 1.5배 이상 크다.

H이사업체 본부장
“시그니엘뿐만 아니라, 갤러리아팰리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라든지 또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마찬가지로 그런 주상복합형 같은 경우는 절대 창문으로 짐을 못 넣습니다. 무조건 현관 통해서 가야 돼요.”

가장 가격이 낮은 곳도 62억, 가장 높으면 370억까지 하는 시그니엘이지만 주거시설에 창문이 없는 건 건물의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초고층 건물일수록 창문이 없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건 ‘굴뚝 효과’로 자칫 창문을 열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비상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롯데월드타워처럼 큰 건물은 내부가 밀폐되어있지 않으면 더운 공기는 위로 향하며 한 건물 안에서도 위층과 아래층의 기압이 달라진다. 그래서 환기가 필요하다고 위에서 창문을 열면 일순간 건물 내부에 대기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서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그럼 같은 통유리인 이런 자동차 전시장의 차량은 어떻게 들어간 걸까 궁금해지기도 한데, 

B사 차량 전시장 관계자
“정문 말고 후문 쪽에 차량 들어올 수 있는 도어가 있고요, 이게 전시장 통유리로 되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거든요. 그거 열면은 그 안으로 전시차 들어오는 거고 2층은 차량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어요.”

이런 통유리로 보이는 건물은 대부분 정문이나 후문 크기를 크게 해서 문을 활짝 열고 운전을 조심히 해서 넣거나, 통유리처럼 보이지만 접이식 문으로 개방해서 차량을 전시한다고 한다. 이 사진처럼 2층에도 차량이 전시된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건물 내부에 숨어있는 차량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전시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