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현대전 경험 목 말랐던 北, 기회 안 놓치려 우크라전 참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1일 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북한 군인들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현대전에서의 전투 경험을 쌓고 무기 성능을 시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각) 한국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 군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 즉 새로운 무기와 현대전에 대한 장교들의 준비 태세를 시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견한다면 드론 활용을 포함한 현대전을 경험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한국전쟁 이후 전투를 치르지 않았지만, 우방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 지원을 할 기회를 모색해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례로 베트남 전쟁,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등에 조종사를 파견했고, 시리아 내전에도 2개의 소규모 전투 부대를 파견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하나의 패턴이다. 북한이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경우 무기 사용을 돕는 인력과 전투 인력을 함께 파견했다”며 “전쟁에서 싸우고 경험을 얻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KN-23 미사일은 핵 탑재가 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가장 많이 사용될 주요 무기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은 전장 경험을 통해 미사일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는 외국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정치학과 박원곤 교수는 “이런 종류의 작전은 한국과 미국이 매년 실시하는 군사 훈련처럼 양측의 광범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에 포탄, 미사일, 기타 무기를 지원해왔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 핵·우주 분야에 대한 기술적 지원과 전쟁 지역 재건에 노동자를 파견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과 탄도 미사일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엔지니어와 군인을 파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방부는 16일 “북한 병력이나 민간 인력이 러시아 군에 지원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해 면밀히 추적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지난 8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여러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동맹에 버금가는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보 당국과 군 관계자들은 북한군이 현재 상당수 규모로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는 북한군이 자국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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