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유전자가위' 미래 먹거리로 낙점

김윤화 2024. 9.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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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등 핵심기술 확보
美 생물보안법 수혜 예상

에스티팜이 유전자(DNA)의 서열을 편집하는 원리로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가위 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로 의약품 개발부터 생산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이달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인 '켐아웃소싱'에 참여해 자사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발표했다. 에스티팜은 지난 6월 유전자가위 치료제 CDMO(위탁개발생산) 비즈니스를 처음 론칭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자체 개발한 고순도 가이드 RNA(sgRNA, 싱글리보핵산) 생산 공정을 국제학회에서 소개했다. 가이드 RNA는 타깃 유전자에 치료단백질(CasX)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 일반 RNA 치료제 원료보다 생산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티팜이 유전자가위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신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전자가위는 지난 2012년 국제학술지에 관련 논문이 소개되면서 처음 주목받았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서열을 교정하는 원리로 현재 희귀질환부터 암 등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처음 허가받은 약물은 미국계 제약사인 버택스가 개발한 희귀혈액질환 치료제인 '카스게비'다. 지난해 영국과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았다.

카스게비의 허가로 유전자가위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CDMO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버텍스는 이달 카스게비 생산확대를 위해 글로벌 1위 CDMO사인 론자와 위탁생산계약을 맺었다. 론자는 향후 이 약물의 생산거점을 향후 미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수의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에 나선 가운데 에스티팜은 세포주개발부터 의약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로 이들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김성원 에스티팜 올리고연구소장이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학회(TIDES USA 2024)에서 유전자가위 기술에 사용되는 가이드 RNA 공정기술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에서 최근 mRNA(메신저리보핵산)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유전자가위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3개를 확보했다. △인체에서 치료단백질을 발현시키는 mRNA △이를 타깃 DNA에 전달하는 가이드 RNA △두 RNA를 보호하는 LNP(지질나노입자) 기술이다. 

특히 글로벌 3위 수준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기업으로 sgRNA 제조역량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sgRNA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데 쓰이는 원료다. 현재 복수의 제약사와 sgRNA 공급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하원이 최근 중국계 생명공학기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막는 '생물보안법'을 통과한 점도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sgRNA 등의 원료 생산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시타이즈의 모회사 우시엡택이 제재대상에 포함된 가운데 다른 중국계 CDMO 기업 전반으로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생물보안법이 발의된 연초부터 국내 CDMO 기업들은 수주문의가 늘어나는 등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실제 에스티팜은 지난달 글로벌 상위 10위권에 드는 제약사가 개발한 블록버스터(연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약물의 원료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제약사는 이전까지 중국계 기업으로부터 원료를 제공받아 왔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가위 치료제 시장은 올해 30억8000만달러(4조500억원)에서 연평균 16.9% 성장해 2032년까지 149억4000만달러(19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유전자가위 CDMO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생물보안법은 모든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유전자치료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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