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용돈으로 현금 1억" 은행 이자로만 매년 수천만원 받는다는 개그맨

월세 밀리던 시절도… 황영진의 반전 인생

“코너보다 바람잡이가 더 웃기다”
2000년대 초 SBS 공채 7기로 데뷔한 개그맨 황영진은 <웃찾사>에서 정식 코너보다도 오프닝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잡이’로 더 유명했다.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입담은 이미 출중했지만, 방송에선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오랜세월 ‘무명’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았다. 돈이 없어 월세집에서는 밤마다 집에 없는 척 조용히 숨 죽이고, 휴대폰 요금은 밀려서 통화 정지까지 당했다. “형, 오늘 밥 좀 같이 먹자”는 말 한마디도 부담이 돼서 연락을 피한 날도 있었다.
그러다 2010년, <웃찾사>가 개편되며 기회가 찾아왔다. 자신만의 코너를 꾸릴 수 있게 되자, 황영진은 이를 악물고 웃음을 짜냈고,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재치있는 입담에 여러 방송에 패널이나 MC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초5부터 자취… ‘절약’은 생존이었다”

사실 황영진의 절약 본능은 단순한 ‘짠돌이’ 기질이 아니다. 그에게 절약은 생존이자, 삶을 지키는 전략이었다.
어린 시절, 형은 기숙사, 어머니는 지방에서 일하며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채 살았다. 황영진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홀로 자취를 했다. 당시에는 "애가 혼자 밥 먹고 학교 가는 게 일상"이었다. 겨울에는 연탄이 떨어질까 봐 하루 한 장씩 아껴 떼야 했고, 도시락은 늘 비워져 있었다.
이런 성장 환경에서 ‘돈을 쓰는 법’보다 ‘돈을 안 쓰는 법’이 더 먼저 몸에 밴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입의 80% 저축… 10억 넘게 모았다”

그 후로 20년. 황영진은 철저히 소비를 줄이고, 수입의 80%를 저축했다.그의 목표는 단 하나. “가족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 생긴 절약 습관은 일반적인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변기 물도 한 번에 내리지 않고, 화장실에선 비데를 이용한 뒤 휴지를 아끼기 위해 물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생활을 한다.
심지어 본인이 아끼는 정도는 “경악 수준”이다. 아내가 쓰고 버린 마스크팩을 다시 얼굴에 붙여 쓰고, 입고 다니는 옷은 대부분 중고거래를 통해 구입한다.

TV 프로그램 <애로부부> 37~38회에선 “스스로에게 돈 쓸 줄 모르는 궁상 남편”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당시 방송에서 아내 김다솜은 “연애할 때 봤던 팬티를 결혼 후에도 여전히 입고 있다”며 폭로했다. 고무줄은 늘어나고 엉덩이 부분이 닳은 상태였다. 보다 못한 김다솜이 세트로 팬티를 사다 줬지만, 황영진은 여전히 낡은 팬티만 고집했다.결국 화가 난 아내는 그 팬티의 엉덩이 부분을 모두 찢어버렸다. 하지만 황영진의 반응은 뜻밖이었다.“남자는 앞이 중요하지, 뒤는 문제 없다”는 한 마디로 끝냈다.

“가족에겐 아낌없는 지출, 아내에겐 1억 원 현금 선물”

황영진은 철저한 절약가이지만, 그 모든 절제는 오로지 가족을 위한 것이다. 마트에 가면 아이들이 고르는 간식, 장난감, 아내의 쇼핑 리스트까지 카트에 다 담는다.반면 본인은 "난 됐어"라며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소비의 기준은 단 하나, “내가 아닌 가족이면 OK”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내에게 건넨 현금 1억 원. 황영진은 어느 날 갑자기 두꺼운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그동안 고생 많았어”라고 했다.아내 김다솜은 “처음엔 뭐지 싶었는데, 열어보니 현금 1억 원이 들어 있었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하지만 짠내 나는 아내답게 그 돈을 곧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적금에 가입했다.“ 언젠가 또 필요할 일이 생길까 봐요”라며 웃은 그녀의 모습은, 황영진 못지않게 현실적인 아내의 면모를 보여줬다.

“가난은 내 책임 아냐… 하지만 가난하게 죽을 순 없다”

서울에 10만원 들고 상경했지만 20년 넘게 열심히 절약해서 은행 이자로 연 몇천만원씩 받고 있다"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한 황영진.
황영진은 가난을 경험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내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런 삶을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아요.
그에게 절약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닌, 생존을 위한 본능이었고, 가족은 그 절약의 가장 확실한 이유였다.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절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렇게 모은 자산은 결국 가족의 미래를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