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와 능선을 함께 걷는 길
해파랑길 36코스, 강릉에서 가장
인상 깊은 트레킹 구간

강릉의 겨울 바다는 과장되지 않습니다. 색은 차분하지만 윤곽은 또렷하고, 파도 소리는 낮지만 여운은 길게 남습니다. 해파랑길 36코스(바우길 8구간)는 바로 이런 겨울 강릉의 분위기를 가장 잘 담아낸 길입니다. 정동진역에서 출발해 안인해변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해안과 산길을 모두 품은, 강릉에서도 손꼽히는 중·상급 트레킹 코스입니다.
정동진에서 시작되는 여정

코스의 출발점은 정동진역입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이곳은 늘 특별합니다. 겨울 아침, 역을 나서면 곧바로 펼쳐지는 동해의 수평선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곳을 ‘걷기 전 이미 절반은 감상한 풍경’이라 표현합니다.
정동진 해변을 따라 걷는 초반 구간은 비교적 완만합니다. 겨울철에는 관광객이 줄어 한층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파도와 발걸음 소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구간은 몸을 천천히 풀기에 적당해, 이후 이어질 산길을 대비하기 좋습니다.
183 고지와 괘방산 능선 구간

해변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리는 구간이 시작됩니다. 183 고지를 지나 괘방산 등산로로 접어드는 중·후반부는 이 코스의 핵심이자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겨울에는 낙엽이 정리되어 시야가 트여 있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동해 조망이 더욱 또렷합니다. 그래서 힘은 들지만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잦습니다.

특히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인근에서는 강릉 시내와 동해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체감온도가 낮아질 수 있으므로 방풍 재킷은 필수입니다. 왜냐하면 이 구간은 노출된 능선이 많아 겨울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입니다.
안인해변에서 마무리되는 동선

산길을 내려오면 안인해변에 닿습니다. 긴 코스를 걸은 뒤 마주하는 해변은 그 자체로 보상처럼 느껴집니다. 겨울 바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무엇보다도 안인해변은 주변에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트레킹 후 휴식을 취하기에 좋습니다.
겨울 트레킹 시 참고 사항

해파랑길 36코스는 공식적으로 ‘어려움’ 등급에 속합니다. 그래서 식수와 행동식을 충분히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실과 매점은 정동진역과 안인해변 주변에만 위치해 있어 중간 보급은 어렵습니다. 이외에도 겨울철에는 해가 짧기 때문에 오전 일찍 출발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트레킹을 마친 뒤에는 강릉 통일공원을 함께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해파랑길 36코스 중간에도 지나치는 공간이지만, 여유를 두고 다시 둘러보면 바다 풍경과 함께 평화·안보의 메시지를 차분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걷기 여행의 여운을 정리하기에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해파랑길 36코스 기본 정보 정리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일대
코스: 정동진역 → 183 고지 →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 안인해변
거리: 약 8.9km
소요 시간: 약 5시간 30분
난이도: 어려움
이용 시간: 상시 개방
이용 요금: 무료
문의: 1588-7417

해파랑길 36코스는 단순히 바다만 걷는 길도, 산만 오르는 길도 아닙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습니다. 겨울 강릉의 바다와 능선을 함께 경험하고 싶다면, 체력은 조금 필요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이 코스를 선택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걷는 동안 시선이 쉬지 않고 머무는 길,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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