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청정해역서 잡은 생선들 75%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연구진 "옷 세탁시 플라스틱 섬유가 빠져나와 오염시켜"
"미세플라스틱 바람, 조류, 해양 등 모든 바다에 전파되고 있어"

청정 해역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인근 남태평양에서 잡은 대다수의 생선에서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 검출됐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되었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서 미세화된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정의됩니다.

뉴질랜드 근해에서 어선들이 잡은 생선들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섭취 여부를 조사한 건 이번인 처음입니다.

2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진은 국제 해양 환경 저널 '머린폴루션블러틴'에 발표한 논문에서 뉴질랜드 인근 바다에서 어선들이 잡은 10여 종 155마리의 자연산 생선 샘플을 검사한 결과, 이들 중 75%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을 이끌었던 이사벨라 클레어 교수는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생선을 섭취하면 건강에 위험하다"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 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뉴질랜드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심각하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옷을 세탁할 때도 플라스틱 섬유가 빠져나올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하수와 함께 바다로 흘러 오염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논문 공동 저자인 브리디 앨런 박사는 "이번 조사는 어떤 한 시점이 아니라 1년여에 걸쳐 어선들이 잡은 생선을 조사한 결과"라며 "이런 결과는 남태평양 바다에 미세플라스틱이 상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조사 결과 미세플라스틱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된 것이 플라스틱 섬유이고, 검출된 391개 미세플라스틱 입자 중 98%는 길이가 3mm 이하들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생선 1마리가 섭취한 플라스틱 입자 수는 평균 2.5개로 나타났습니다.

앨런 박사는 "물고기의 서식 위치가 어디든 거의 모든 생선의 창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며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의 모든 층에 이미 퍼져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은 생선을 사 먹는 게 안전한데, 우리가 슈퍼마켓에서 사 먹는 생선들의 대부분은 살만 발라낸 것으로 플라스틱이 발견되는 내장은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우리가 먹게 될 생선의 살 속에 화학성분과 나노 플라스틱이 들어갔을 수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은 바람, 조류, 해양 생물에 의해 모든 바다에 전파되고 있다"고 현상황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지며, 지구 온도 상승으로 발생한 홍수나 태풍 등 극한 날씨는 바닷속 플라스틱을 퍼뜨리고 오염을 심화시킵니다.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 연구원들은 산호초와 같은 해양종과 생태계는 이로 인해 이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입장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