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전 전패에서 5전 전승으로...세계연합팀, 프레지던츠컵 대반격
프레지던츠컵 첫날 미국팀에 5전 전패를 당했던 세계연합팀이 둘째 날 5전 전승을 거두며 대반격에 나섰다.
28일(한국 시각) 캐나다 로열 몬트리올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포섬(한 팀 2명이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서 세계연합팀은 승점 5점을 쓸어담아 미국팀과 5대5 동점을 이뤘다. 이날 첫 경기부터 세계연합팀 임성재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미국 잰더 쇼플리-패트릭 캔틀레이를 6홀 남기고 7홀 차로 대파했다. 이는 프레지던츠컵 역대 최다 홀 차 승리 타이 기록으로, 2011년 최경주-애덤 스콧(호주)이 미국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를 상대로 12홀 만에 승리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첫 홀부터 앞서나간 임성재-마쓰야마는 6번홀부터 7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12번홀에서 경기를 끝냈다.
이어 애덤 스콧-테일러 펜드리스(캐나다)가 미국 콜린 모리카와-사히스 시갈라를 4홀 남기고 5홀 차로 이겼다. 제이슨 데이(호주)-크리스티안 베주이덴하우트(남아공)는 미국 맥스 호마-브라이언 하먼을 1홀 차로 꺾었다. 캐나다 듀오 코리 코너스-매켄지 휴스는 미국 윈덤 클라크-토니 피나우에 5홀 남기고 6홀 차로 승리했다.
이날 마지막 경기는 김시우-안병훈과 미국 스코티 셰플러-러셀 헨리의 맞대결이었다. 12번홀까지 서로 팽팽하게 비기다가 13번홀(파3)에서 김시우가 티샷을 홀 88cm에 붙여 버디로 연결하며 1홀 차로 앞섰다. 김시우는 18번홀(파4) 4.7m 파 퍼트를 집어넣어 1홀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이날 세계연합팀의 전승 행진을 완성했다. 그는 “이건 내가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했다. 2017·2022년에 이어 프레지던츠컵에 3번째 출전한 김시우는 2022년 대회 당시 세계연합팀 내 최고 성적(3승1패)을 거둬 이번 대회 단장 추천 선수로 합류했다.
이 대회 포섬 세션에서 세계연합팀이 승리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역대 전적 1승1무12패로 미국팀에 절대적 열세인 세계연합팀이 한 세션 전승을 거둔 것은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대회 사상 두 번째다. 애덤 스콧은 “어제는 우리에게 당연히 힘든 날이었다. 스코어보드가 끔찍했다. 우리 모두는 오늘 정말로 우리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경기했다”며 “어제 막상막하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봤고 기가 꺾이지 않았다”고 했다. 첫날 포볼(한 팀 2명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홀별로 반영) 5경기 중 3경기에서 세계연합팀은 1홀 차로 패했다.
이날 캐나다 관중은 다소 차분했던 전날과 달리 세계연합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마이크 위어(캐나다) 세계연합팀 단장은 “오늘 몬트리올 사람 절반이 직장에 휴가를 낸 것 같다”며 “관중 수가 어제보다 많았고 첫 홀부터 활기가 넘쳤다.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캐나다 출신 매켄지 휴스는 “관중이 우리를 정말 끌어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은 김주형이 ‘치어리더’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전날 “세계연합팀 홈 경기인데 너무 조용했다. 관중이 우리를 좀더 도와주길 바란다”며 아쉬워했던 그는 이날 1번홀 티박스에 일찌감치 나와 응원을 이끌었다. 미 골프닷컴은 ‘김주형이 하나의 작은 몸짓으로 역사적인 프레지던츠컵 대반격에 불을 붙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형이 팬들을 가리키며 이리저리 종종걸음하면서 ‘I-N-T(세계연합팀은 영어로 International)!’를 외치면 관중석의 팬들도 따라 외쳤다”며 “김주형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소리치며 활기를 불어넣자 관중도 손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화답했다”고 전했다. 미 골프다이제스트도 “김주형이 1번홀 티박스에 일찍 나와 모자와 수건을 던지며 관중에게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전했다.
김주형은 “내가 둘째 날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 ‘팀원들이 나가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오늘 나는 목표가 하나 있었다. 누구보다 먼저 1번홀 티박스에 가서 관중들이 우리 팀원들을 응원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관중이 오늘 우리 승리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모멘텀과 에너지를 줬다”고 했다. 미국팀 토니 피나우는 “어제와 오늘 1번홀에서 티샷 할 때 (관중) 소리와 에너지가 밤과 낮만큼 차이가 컸다”고 했다.
대회 셋째 날은 포볼과 포섬 각각 4경기가 열린다. 포볼 매치는 한국 시각 28일 오후 8시2분 애덤 스콧-테일러 펜드리스와 미국 스코티 셰플러-콜린 모리카와 경기로 시작한다. 오후 8시20분 코리 코너스-매캔지 휴스와 미국 잰더 쇼플리-토니 피나우가 출발하고, 오후 8시38분 김주형-김시우가 미국 키건 브래들리-윈덤 클라크와 경기를 시작한다. 임성재-마쓰야마 히데키는 미국 패트릭 캔틀레이-샘 번스와 오후 8시56분부터 맞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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