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을 잘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UBI(Usage Based Insurance)'가 자동차 보험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보험료는 운전자의 연령이나 성별 등 고정 요소를 기준으로 책정됐지만, 이제는 실제 운전 습관에 따라 할인폭이 달라지는 구조다.
티맵모빌리티가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최근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모빌리티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며 플랫폼 업계에 새로운 격전지가 열렸다.
티맵모빌리티, 모바일 UBI 시장의 선두주자로 급성장

2016년 세계 최초로 앱 기반 UBI 상품을 출시한 티맵모빌리티는, 그야말로 이 시장의 개척자다.
앱에서 운전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하고,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과속, 급감속, 급가속, 야간 운전 등 다양한 요소가 점수에 반영된다.

실제로 티맵 사용자 중 6개월간 500km 이상을 주행하며 70점 이상을 기록한 경우, 보험료의 10~16%가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티맵의 UBI 상품은 사용자가 많고 만족도도 높다. 할인 혜택을 경험한 이용자의 98%가 재가입했다는 수치는 이를 방증한다.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 2분기 티맵 UBI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가입 채널 확대와 함께, 보험사 12곳 중 9곳과 제휴를 맺는 등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네이버의 도전, 분석 기능으로 차별화

티맵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주자는 네이버다. 최근 자사 지도 앱에 운전점수 기능을 추가하면서 UBI 사업에 전격 진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운전분석 페이지’라는 차별화 요소를 추가했다. 과속 구간, 급가속·급감속 횟수, 점수 변화 추이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이용자가 스스로 운전 습관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보험료 할인율도 최대 20%로, 티맵보다도 높은 수준을 제시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운전 습관 분석과 고율 할인 혜택을 내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가세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2022년 8월부터 UBI 시장에 발을 들였다. 티맵,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일정 주행거리 이상을 소화하고 운전점수가 기준치를 넘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구조다.
카카오는 자사 플랫폼 기반의 사용자 데이터와 연동해 UBI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교통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처럼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연달아 뛰어들면서 UBI 사업은 단순 보험 시장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사는 기존에 확보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분석과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플랫폼 기업들의 차세대 캐시카우

업계 관계자들은 플랫폼 기업들이 모빌리티 데이터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어 UBI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한다.
이미 지도, 내비게이션, 차량 호출 등을 통해 실시간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설비 투자 없이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UBI 시장은 올해 668억 달러에서 2032년에는 2489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운전자 개인의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보험사와 플랫폼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윈윈' 전략이기 때문이다.

UBI 시장은 단순한 보험 할인 개념을 넘어, 플랫폼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티맵모빌리티가 주도하던 이 시장에 네이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 운전자는 스마트한 습관으로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고,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를 수익화하는 기회를 얻는다.
'잘 달리기만 해도 돈이 되는 시대'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