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송' 러 함정 2척, 청진·함흥에…우리 위성이 포착

국정원, 北 파병 증거 사진 배포…SAR 위성이 찍은 듯

북한 병력 수송 목적 러시아 함정 활동(위·10월 12일), 동해상 러시아 상륙함의 북한 병력 수송활동 요도. (국정원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러시아 함정이 북한 특수부대원을 수송하는 움직임을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인공위성이 촬영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국가정보원이 지난 1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관련 증거로 제시된 위성사진 중 출처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우리가 운용하는 위성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배포한 '북한 특수부대 러·우크라 전쟁 참전 확인' 보도자료에는 위성사진 3장이 나온다. 그중 '북한 병력 수송 러시아 함정 활동' 사진은 출처가 없고, '연해주 우수리스크 소재 군사시설'과 '하바롭스크 소재 군사시설' 사진은 외국 위성사진 제공 민간업체인 'AIRBUS'가 출처로 표기됐다.

출처가 제시되지 않은 사진에는 러시아 상륙함 2척이 북한 병력을 이송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은 합성개구레이더(SAR) 탑재 정찰위성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SAR는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어서,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주·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국정원이 제공한 '동해상 러시아 상륙함의 북한 병력 수송활동 요도'를 보면, 러시아 상륙함은 각각 함경남도 함흥, 함경북도 청진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북한 병력을 옮겼다.

정보당국이 러시아 함정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우리 군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각각 발사에 성공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와 2호기가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1호기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2호기는 SAR를 각각 탑재하고 있다.

다만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한 사진은 군사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통상 정부가 배포하는 보도자료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정원 보도자료의 SAR 촬영 사진은 군이 아닌 정부가 운용하는 위성이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5호를 비롯해 SAR 탑재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