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다른 색깔이 뭔가"... 한동훈 발목 잡는 '애매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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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동력은 100일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당 지도부를 지낸 인사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 당시 제3자 추천 특검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선 이후 "의원들을 설득해 당론으로 관철시킬 것이다"라며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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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 최저 지지율
당정 간 디커플링 실패… 여야의정 등 '표류'
"개혁의 동력은 100일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당 지도부를 지낸 인사는 22일 이렇게 말했다. 당대표 취임 초기 지지세를 등에 업고 새 면모를 드러내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이다.
23일로 취임 두 달을 맞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꼭 들어맞는 말이다.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개혁의 선봉을 자임했지만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이 곧잘 눈에 띈다. 수치로도 알 수 있다.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0~12일 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8%로 추락했다. 한 대표가 당선된 7월 4주 차(35%)와 비교해 7%포인트 떨어졌다. 한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높았던 지지율은 35%로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난 지난해 12월 2주 차(36%)보다 외려 1%포인트 낮다. 사실상 컨벤션효과(전당대회 직후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가 없었단 뜻이다.
주된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탓이다. 특히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할 말을 하는 듯하면서도, 갈등을 피하려는 애매한 리더십 탓에 원내 설득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채 상병 특검이 대표적이다. 전당대회 출마 당시 제3자 추천 특검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당선 이후 "의원들을 설득해 당론으로 관철시킬 것이다"라며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추석 전 가동하려던 '여야의정 협의체'도 마찬가지다.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내년도 의대 증원까지 논의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정부와 당내 반대를 넘지 못했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펴는데도 어떻게 부정적 여론을 돌릴 것인지 한 대표의 해법을 알기 어렵다.
이에 한 대표의 '선명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21일 한 방송에 나와 "여당 내 어떤 갈등도 일으키지 않고, (당을) 이끌어갈 수 있단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그건 국회의 생리와 맞지 않다. 자신을 도와줄 의원을 빠르게 확보해 가시적으로 보여줄 시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간단히 말해 대통령과 사이가 좋네, 나쁘네만 갖고 두 달간 설왕설래를 해온 것"이라며 "한동훈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와 어떻게 다른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10월 말 취임 100일을 맞는다.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10월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터라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끼어들 공간이 넓지 않다. 10·16 재·보궐선거 4곳 가운데 호남이 아닌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 패할 경우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취임 100일 만에 정강정책을 개정하고 당명을 바꿨다.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던 것도 그때"라며 "한동훈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 선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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