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예산 삭감에···서울 고1들 올해 스마트기기 못 받는다
올해 서울 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스마트기기 ‘디벗’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교실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전자 칠판도 중학교 2학년 교실에만 설치한다. 서울시의회와 예산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원안보다 2000억원 이상 감액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교육의 대대적 전환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서울 학교들의 디지털 전환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527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경안을 지난 15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추경안 규모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했던 본예산안에서 서울시의회가 삭감한 568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지난달 6일 제출한 추경안 원안 4724억원보다도 크게 줄었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예산안은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추경안을 제출했는데 시의회가 이 마져도 반대했고 수정해 3월에 다시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추경안 원안에 1905억원이 반영됐던 디벗·전자 칠판 사업 예산은 이번 수정안에서 533억원으로 줄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기기 ‘디벗’을 중1과 고1 전체에게 지급할 계획으로 올해 본예산을 편성했는데, 지난달 서울시의회가 디벗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쓰고 남은 예산으로 중1 신입생 중 일부에게 디벗을 우선 보급했다. 지난달 추경안 원안에는 중1 부족분과 고1 70% 보급분 예산이 포함됐는데, 수정된 이번 추경안에는 중1 부족분과 충전함 예산만 포함됐다. 초5부터 고3까지 모든 교실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전자 칠판 사업도 중2 학급에만 보급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정부는 2년 뒤인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현장에 도입할 예정이다. 디지털 교과서를 현장에서 사용하려면 1인 1기기 보급이 필수인데, 학생 수가 경기도 다음으로 많은 서울에서 스마트기기 지급이 예산 문제로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의회가 워낙 디벗 사업에 부정적이어서 올해 안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안에서는 공립학교의 시설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 공간 자율계획 사업비 1005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대신 공공요금 등 물가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 824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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