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적 해리스·주도 못한 트럼프… 서로 승리 주장
"평정심 잃은 트럼프"·"직설적 어투로 해리스 압도" 평가 갈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첫 TV토론에서 서로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두 후보는 10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105분간의 토론에서 경제, 외교안보, 가자사태 및 우크라이나전쟁, 낙태, 불법이민 등을 놓고 전 방위적으로 격돌했다.
사회자가 처음 던진 질문은 경제와 물가 이슈였다. 지난 1년여 동안 고 인플레이션에 신음해온 미국 유권자들에게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재임 기간 경제가 좋았다"며 "바이든 정부가 경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은 중산층을 위한 '유일한 후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를 감행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데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전 미국인의 물가 부담을 키우는 "트럼프 부가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가가 더 높아지는 것은 중국과 수년간 우리에게서 훔쳐 간 모든 나라들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두 후보는 외교, 낙태권, 이민정책 등을 두고도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 전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북한 러시아가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타결시키려고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안보를 동시에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얘기도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들을 교환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김 총비서와의 친밀한 관계를 공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말을 인용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북한이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자가 우크라의 승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난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종전에 방점을 두었고, 해리스 부통령은 "승리를 원한다"고 밝혔다.
낙태권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2년간 우리나라를 분열시킨 문제"라면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 권리로 보호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덕분에 모두가 원했던 대로 주(州)별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며 각 주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해서는 안 된다"며 낙태권을 옹호했다.
불법 이민자 대응에서도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명의 불법 입국을 허용했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성공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맞은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주장까지 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의회가 추진했던 국경 강화 법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해 부결시킨 것을 언급하면서 "그는 문제 해결 대신 문제에서 달아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토론이 끝난 후 대다수 미국 정치 평론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정심을 잃게 하려는 전략을 구사했고, 일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소수 평론가들은 알기 쉬운 단어와 직설적 어투, 명확한 발음이 강점인 트럼프 특유의 토론 방식이 발음에 유음이 많고 은유적 표현을 많이 쓰는 해리스를 압도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전반적으로 이번 TV토론의 총평은 해리스의 선전으로 귀결되고 있다. 해리스가 준비를 많이 했고 토론의 귀재인 트럼프에 맞서 선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첫TV토론이 당초 예상과 달리 양측 간 승패를 가를 분수령은 되지 못했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전반적으로 무승부였다는 평가다. 선거일까지 초박빙의 양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몸의 일부, 남성처럼 커져 있었다"…23세 여성 앓은 충격적 희귀질환 뭐길래
- "개돼지·조센징 더 죽어야" 의대생 충격글…정부 "선배 의사들이 바로잡아야"
- 눈물 흘리는 손준호…"中공안이 가족 신변 협박하자 거짓 자백"
- 어느날 갑자기 생긴 19조...애플 과징금 판결에 아일랜드 `행복한 고민`
- `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 대법서 징역 3년 확정
- ‘AI 협력’ 해법 제시한 최태원…‘SK AI 서밋’에 국내외 3만명 몰렸다
- 정희권 특구재단 이사장 "과학기술 기반 딥테크 유니콘 만들 것"
- 뿌리中企 "경기 어려운데, 산업 전기만 인상…계절·시간대별 요금조정 절실"
- [2024 미국민의 선택] 당선 확정 언제쯤… `최장 13일 걸릴듯` vs `4년전보다 빠를듯`
- "강남 그린벨트 풀어 `육아타운`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