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 챙기면서 살 빼는 법…"식단은 이렇게" [황수경의 건강칼럼]
가을은 흔히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뿐만 아니라 사람도 가을이 되면 살찔 위험이 높아진다. 낮의 길이가 짧아져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체온이 떨어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빨라져 식욕이 증가하는 탓이다.
가을이 되어 넘치는 식욕을 주체하지 못해 살이 쪘다면, 그래서 다이어트를 고민 중이라면 꼭 올바른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나서야 한다. 자칫하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간 건강까지 해칠 수 있어서다.
유행하는 다이어트, 자칫하면 간 상한다
체내 독소를 빼주고, 소위 몸을 ‘리셋’해준다는 말에 디톡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3~5일 정도 짧게 하면 사람에 따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영양 불균형이 생기는 것은 물론 급성담낭염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
급성담낭염은 담낭에 결석이 생기면서 염증이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결석이 생기는 이유는 담낭에 담즙이 고이기 때문인데, 여기서 담즙이란 지방 분해를 돕는 물질로 정상적이라면 담낭에서 십이지장으로 배출돼야 한다. 그런데 디톡스처럼 장기간 무리하게 지방 섭취를 하지 않는 경우, 이 배출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담석과 염증이 생기게 된다. 몸을 위한 디톡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과정이다.
또 디톡스를 할 때 자주 찾는 건강즙 역시 오래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건강즙의 주재료인 과일이나 채소에는 소량의 독성이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즙을 우려내는 과정에서 농축되고 그렇게 고농축된 성분은 해독 장기인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실제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녹차 추출물의 경우 장기간 과다 복용 시 간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4가지 체크사항
디톡스, 원푸드 다이어트와 같이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따르기보다는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숙지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살이 빠지는 속도가 느릴 수는 있다. 하지만 건강하고, 확실하게 살을 빼려면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 충분한 단백질 섭취
우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포만감이 크기 때문이다. 2014년, 한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단백 식품을 먹은 집단은 저단백 식품을 먹은 집단보다 포만감이 크고, 식욕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그렐린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단백질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체중 1kg당 0.8~1.2g 정도다.
2.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식이섬유는 소화 과정에서 위와 장의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피를 늘리는 특성이 있다. 덕분에 적게 먹어도 충분한 포만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부피가 늘어난 식이섬유는 음식의 소화 속도를 늦춰서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게 만들기도 한다. 식이섬유의 섭취량은 △유아의 경우 15~20g △성인 여성은 20g, 성인 남성은 30g △노년층은 20~25g이 적당하다.
3.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분비된다. 이때 우리 몸은 혈당을 높게 분비하기 위해 식욕을 자극하고, 당을 빠르게 높이는 정제 탄수화물이 생각나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이 생각나는 것도 이 때문. 더 나아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렙틴 저항성이 생겨 식욕이 억제되지 않고 지방은 축적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4. 충분한 수면
‘수면 부족’ 역시 식욕을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수면이 부족하면 공복감을 높이는 그렐린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의 분비는 줄어들기 때문. 수면 부족은 코르티솔을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단에 추가하면 좋은 식품은?
앞서 살펴봤듯 다이어트를 할 때는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섭취하는 게 좋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는 닭고기, 해산물, 콩, 달걀 등이 있으며 식이섬유는 미역, 버섯류, 채소와 과일에 풍부하다. 이 중에서도 추천할 만한 식품으로는 깻잎이 있다. 깻잎 속 페릴 케톤은 가을철 넘치는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 아울러 유해균인 비만세균과 체내 콜레스테롤을 흡착해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다이어트와 간 건강을 동시에 챙기고 싶다면 과도한 당류 섭취를 피하면서 간 기능을 회복하고 해독 작용을 돕는 식품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음식으로는 생선, 두부, 부추, 주꾸미 등이 있다.
칼럼 = 하이닥 의학기자 전승엽 원장 (에프엠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명석 약사, 윤성원 영양사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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