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처럼 날았더니...에어버스 항공기, 연료 5% 절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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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기러기 비행’에서 해법 찾다…연료 절감 효과는 최대 5%
사진 : 픽사베이

항공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두고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진다. 전 세계 배출량의 2%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고, 간접 효과까지 포함하면 6%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항공업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기 제조사와 항공사들은 연료 효율이 높은 신형 기종 도입, 동체 표면 코팅 개선,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사용 확대와 더불어 비행경로 최적화를 통한 연료 절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가운데 에어버스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비행 방식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어버스는 최근 ‘펠로우 플라이(fello’fl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프렌치비, 버진애틀랜틱과 함께 대서양 상공에서 항공기 편대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철새, 특히 기러기의 이동 방식에서 착안한 이 기술은 선두 항공기가 만들어내는 공기 흐름을 후속 항공기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선두 항공기의 공기 흐름 활용…“연료 최대 5% 절감”

에어버스에 따르면 선두 항공기는 비행 중 양력을 발생시키며 후방에 공기 소용돌이를 형성한다.

뒤따르는 항공기가 이 지점에 적절히 위치하면 추가적인 양력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후류 에너지 회수(wake energy recovery)’라고 부른다.

자동차 경주에서 앞차의 공기 저항을 활용하는 이른바 ‘슬립스트림’ 효과와 유사한 개념이다.

에어버스는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장거리 노선에서 최대 5% 수준의 연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적으로는 제한적인 수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누적 효과를 고려하면 탄소 배출 감축에 의미 있는 기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번 시험은 2025년 9~10월 북대서양 상공에서 총 8차례 진행됐다. 두 항공기가 사전에 설정된 지점에서 정확히 합류하는 ‘공중 랑데부’ 절차의 안전성과 운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항공기 간 수직 분리를 유지하면서도 현행 항공 규제를 준수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에어버스는 “후류 에너지 회수 자체는 아직 상업 운항에서 시험되지 않았지만, 이번 랑데부 절차 검증은 향후 효율성 개선을 위한 중요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기술 진보에도 불구…증가하는 항공 수요가 변수

다만 항공업계의 기술적 진전이 실제 탄소 감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친환경 연료 가격 부담, 신형 항공기 공급 부족,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항공 수요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업계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 여객 수는 2019년 45억 명에서 2040년 80억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항공기 보유 대수도 향후 20년간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2043년까지 총 4만 2,430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가운데 1만 8,460대는 노후 기체 교체 수요다.

환경단체 T&E(Transport & Environment)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연합 규제에 따라 2049년까지 항공 연료의 42%를 SAF로 전환하더라도, 항공업계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기반 케로신 소비량은 2023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항공업계의 탄소 감축 노력은 개별 기술의 진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수요 관리와 정책적 유인, 연료 공급망 전반의 전환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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