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엔 있지만 한국엔 없는 것
수도권 중심으로 지하철이 발달했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자가용을 선호할 정도로 우리나라 교통망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져있다. 특히 비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자가용은 필수적인 교통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수능시험이 끝난 고3 학생들이 면허를 따는 일은 마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자가용이 우리의 일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특히 지체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의 경우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일부터 자동차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비용, 시간, 에너지가 상당히 필요하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과학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의 6%가 자가용을 활용하고, 지체장애인의 경우 전체의 7%가 자가용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지체장애인 중 자가용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비중이 광역 도시 중심으로는 4.0%에 불과했지만 시군구 등 지자체의 경우 6.2%만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었다. 장애인들이 운전 하기를 어려워 하는 이유로는 편의시설 부족이 8.2%, 운전시 자세 유지의 어려움이 7.3%, 운전 조작 어려움이 5.0%로 나타났다.
실제로 휠체어 사용 장애인 중 중증 장애인의 경우 휠체어에서 운전석으로 자력으로 옮겨 앉는 행동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차량 종류나 높이, 넓이, 신체 조건 등에 따라서 운전석으로 옮겨 앉지 않고 휠체어 통째로 운전석에 고정되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미 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으로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가 상용화 됐다.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Drive From Wheelchair Conversion)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개인이 기존의 운전자석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차량을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 개조 장치를 말한다. 자동화된 휠체어 잠금 시스템을 사용해 차량 내에서 휠체어를 안전하게 고정하고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운전 장치를 조정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은 후면 탑승 또는 측면 슬라이딩 도어, 경사로 등 완전 자동화된 기능을 탑재해 원활하고 독립적인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휠체어 전환 드라이브를 두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 된것만큼 자동 운전 기술이 발달해 있는 지금 기술의 힘을 통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예컨대, 차량의 제한 속도를 설정해 고속 주행을 방지하거나, 자동 주차 기능으로 일렬 주차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작업이다.
운전석에 휠체어를 어떻게 고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역시 자동화된 잠금 장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또, 해외의 DFW 차량의 경우 DFW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휠체어를 제작사가 별도로 승인하고는 한다. 즉, 모든 휠체어가 DFW 차량 운전석에 탑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휠체어 종류만이 DFW 차량에 안전하게 탑승 및 운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또 승합차(van)를 선호하는 미국가 돨리 소형 자동차를 선호하는 유럽에서는 1인용 전기 자동차를 개발해 휠체어 통째로 운전석에 올라 운전을 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럽의 1인용 휠체어 전기 자동차를 만든것처럼 중국은 삼륜차 형태로 이를 제작하곤 한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 교통망이 발달되지 않은 비수도권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포용적인(inclusive) 차량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점차 자동화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직접 핸들을 잡지 않도록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이때를 대비해 최중증장애인도 자가용을 몰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도 뛰어들어야 할 때다.
홍서윤 전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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