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12만명 뚝···2년 만에 최대폭 감소

■ 통계청, 2월 고용동향 발표
전체 취업자 31만명 늘었지만
60세 이상 빼면 10만명 줄어
제조업도 2개월 연속 감소세

15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실업급여 신청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1만 2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2만 명 넘게 줄며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갈아치웠다. 경기 둔화로 고용 한파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11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 2000명 증가했다. 2021년 2월(-47만 3000명) 이후 2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5월(93만 5000명) 정점을 찍은 후 9개월째 둔화세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각각 61.1%, 3.1%였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만 놓고 보면 취업자 수는 10만 1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1만 3000명 늘며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결과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5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면 15~29세 취업자 수는 최근 1년새 12만 5000명 줄었다. 2021년 2월(-14만 2000명)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경제 허리 격인 40대 취업자도 7만 7000명 줄며 감소 폭이 올 1월(-6만 3000명)보다 커졌다.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 7000명 줄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불거졌던 2021년 8~10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도매 및 소매업(-7만 6000명), 농림어업(-4만 4000명), 운수 및 창고업(-4만 4000명)도 감소세다. 서은주 통계청 국장은 “반도체 중심의 수주 감소가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꾸준히 줄고 있는 데다 경기 둔화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한국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공식 진단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 서비스 정상화, 외국인 근로자 유입 등으로 기존 전망보다 둔화 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며 “올해 고용률과 실업률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