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강끝 구호 빈말 안되게…北 쓰레기풍선 화재로 국민 재산피해 막을 근본대책 세워야”

정충신 기자 2024. 9. 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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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사무국장 “전자광학·적외선 조준장비 장착 기관총 탑재 헬기로 MDL 이북서 격추”
양욱 연구위원 “대형 산불 발생 시 엄청난 재난…비례식 대북 풍선 공세 등 역공 필요”
합참 “북한 쓰레기 풍선 화재 발생 가능성…예방 대책 강구”
군 “기폭장치 아닌 발열 타이머에 의한 화재로 추정”
9일 경기 김포 공장 화재 현장서 발견된 북한 오물풍선 기폭장치 추정 물체.합참은 쓰레기 풍선에 담긴 발열 타이머가 풍선과 적재물을 분리하는 열선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쓰레기(오물) 풍선에 담긴 발열 타이머에 의한 화재로 서울·수도권 지역의 재산피해가 속출하면서 북한 도발을 막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군 당국은 북한 쓰레기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자체가 우리 측 도발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보고 추가적인 군사 대응을 자제하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도 "북한이 단순히 쓰레기 풍선 살포를 넘어 기폭장치를 활용한 폭발 공격을 유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 군의 레이저 요격 무기는 기상에 따라 사거리 제한이 있어서 격추된 풍선이 우리 측 영역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탄 크기가 큰 대공화기는 북측 시설이나 인원에 낙탄 피해를 줄 수 있어 확전 우려가 있다.

그러나 북한 풍선 살포로 국민 재산 피해가 늘고 있는 만큼 군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말로만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쓰레기 풍선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풍선 예상 접근로 인근에 전자광학·적외선 조준장비를 장착한 기관총 탑재 헬기를 준비시켰다가 기총 사격으로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 격추하는 것"이라며 "7.62mm탄은 풍선 격추에 용이하고, 북측 지역에 낙탄하더라도 운동에너지를 거의 잃은 상태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이 낮고 풍선 대량 요격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다만 국내 개발 중인 레이저 요격무기는 기상에 따라 사거리 제한이 있어서 격추된 풍선이 우리 측 영역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적인 대공화기는 탄 크기가 커서 북측 시설이나 인원에 낙탄 피해를 줄 수 있어 확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기폭장치로 인해 산불과 같은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이는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고, 이것이 북한 정권에 의한 것이라면 당연히 응징할 명분이 더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욱 연구위원을 비롯한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대량의 대북 쓰레기 풍선 또는 생활물자를 담은 선전용 삐라 풍선 살포 등 비례성 원칙에 따른 쓰레기 풍선 역공을 통해 북한의 위험한 대남 쓰레기 풍선 책동에 제동을 걸 실질적이고 공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북한 쓰레기 풍선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군은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0일 "북한 풍선에 달린 발열 타이머가 풍선과 적재물을 분리하는 열선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풍선 아래에 매달린 비닐 속에 쓰레기 등 적재물이 들어 있고, 이 비닐을 태워 적재물을 떨어뜨리기 위한 발열 타이머가 비닐에 붙어 있다. 이 타이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비닐에 열을 가하는 장치로, 기폭장치와는 다른 개념이다.

공중에서 비닐을 태우게 돼 있는데 지상까지 내려와서 작동되는 경우 적재물인 종이 등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군은 판단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여기에 인화성이 있다든지 하는 것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며 "현재까지 폭발물이 있다는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

군은 이런 점을 토대로 북한이 풍선을 통한 화재 유발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의도성과 무관하게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화재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 관련 기관이 수사 중"이라며 "군과 경찰이 공조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경기 김포시의 한 공장 지붕에서 북한 풍선에 달린 장치와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발견됐다. 이 공장은 지난 5일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 당국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다가 해당 물체들을 발견했다.이외에도 북한 풍선의 장치 때문으로 추정되는 화재들이 경기 고양 다세대주택과 파주 야산 등지에서 일어난 바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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