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인사이트. 스타트업 대표를 취재하면서 나눈 대화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최만순 연구가가 이끄는 만순당은 음식을 단순한 한 끼가 아닌 무병장수를 위한 전략으로 재정의하는 한국 약선요리의 본산이다. 40여년간 주방을 지키며 120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한 그의 공력은 이미 한국을 넘어 중국 운남중의대학 석좌교수로 초빙될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상에서 약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복을 담은 만두'와 '다담은 육수 한포' 같은 간편식을 선보이며 건강한 식문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스스로를 요리사가 아닌 '장수 전략가'라고 소개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다른 기개가 느껴졌다. 한중 수교 전이라는 험난한 시기에 중국으로 건너가 동양 의학부터 양생학까지 파고든 열정에 반기를 들 이가 있을까. ‘섭취한 음식이 곧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내인(內因)에 집중한 그의 접근법은 오늘날에는 당연한 전제로 자리매김했지만, 과거에는 고독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최 연구가의 통찰은 식재료를 단순한 영양소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처방’처럼 설계해야 한다는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연필심과 다이아몬드가 탄소지만 성질이 다르듯, 식재료 역시 주요 영양소뿐만 아니라 본연의 성질과 식사하는 이의 체질, 계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그의 설명은 음식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교정해 준다.
가장 가슴에 남은 것은 우리가 어느 날 갑자기 늙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식탁 위에서 조용히 늙어간다”는 말이었다. 건강을 위해 당장 모든 식습관을 뜯어고치는 혁명이 아니라, 좋아하는 메뉴에서 양념 하나나 부재료 하나를 바꾸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몸은 큰 차이를 느낀다는 그의 조언은 실질적이고 따뜻했다. 작은 변화로 내 몸이 원하는 ‘중용의 맛’을 찾아 가는 것, 그것이 장수 전략가가 전하는 가장 강력한 생존 비책이 아닐까 싶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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