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특산물] 봄에만 맛본다… 알 꽉 찬 ‘서천 주꾸미’

윤희훈 기자 2026. 3.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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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봄을 맞은 서울 광화문 거리.

주꾸미는 한반도 근해에 오래 전부터 서식한 걸로 알려져 있다.

특히 봄철이 되면 알이 꽉 찬 주꾸미가 제철을 맞는다.

3월부터 5월 사이 잡히는 '알배기 주꾸미'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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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봄을 맞은 서울 광화문 거리. 교보문고 벽면에는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변화를 ‘기적’으로 표현했다.

봄이 오면 서해 갯벌에도 기적이 피어난다. 그 중심에 서천 주꾸미가 있다. 작은 몸집에 다리 사이 물갈퀴를 가진 문어과 두족류다. 이 물갈퀴 때문에 영어로는 ‘웹풋 옥토퍼스(webfoot octopus)’라고 불린다.

쭈꾸미 /롯데홈쇼핑 캡처

주꾸미는 한반도 근해에 오래 전부터 서식한 걸로 알려져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기록돼 있다. 옛날에는 ‘준어(蹲魚)’, 죽금어(竹今魚)’, ‘망조어(望潮魚)’ 등으로 불렸다. 준어는 바위 밑이나 소라 껍데기 안에 쪼그려 있는 형체를 보고 웅크려 있다는 뜻의 한자 ‘준(蹲)’을 ‘어(魚)’자 앞에 붙인 것이다.

죽금어는 ‘죽순이 한창 날 때 맛있다’는 의미로 전해진다. 지방에서는 이를 ‘주깨미’, ‘쭈게미’ 등으로 부르다가 오늘날 ‘주꾸미’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다. ‘구기다’의 호남 방언인 ‘쭈구리다’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흔히 ‘쭈꾸미’라고도 쓰지만 표준어는 ‘주꾸미’다.

주꾸미 샤부샤부 요리. /조선DB

대표 산지로는 충남 서천이 첫손에 꼽힌다. 대천과 보령, 남해의 완도와 고흥 등에서도 주꾸미 어업이 활발하다. 특히 봄철이 되면 알이 꽉 찬 주꾸미가 제철을 맞는다. 3월부터 5월 사이 잡히는 ‘알배기 주꾸미’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주꾸미는 칼로리는 낮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재료다.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낙지보다 작지만 영양은 뒤지지 않고, 오징어보다 식감이 부드럽다. 꼴뚜기보다 크고 쫄깃하다. 볶음으로 조리하면 양념이 잘 배고, 숙회나 샤부샤부로 먹으면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충남 서천군 마량진항에서는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붉게 핀 동백꽃을 감상하고 제철 주꾸미를 맛볼 수 있는 봄철 대표 축제다.

주꾸미는 해저에 묻혀 있던 고려시대 유물을 세상에 알린 ‘공신’이기도 하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주꾸미를 잡던 어부가 그물에서 청자 접시 하나를 발견했다. 주꾸미는 소라 껍데기 등에 들어가 알을 낳고 입구를 자갈로 막는 습성이 있는데, 그날은 청자 접시로 입구를 막은 주꾸미가 그물에 걸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서해 바다에 잠들어 있던 고려시대 난파선 ‘태안선’의 존재가 알려졌다. 이 배에서는 고려청자 등 유물 2만5000여 점이 발견됐다. 주꾸미가 전해준 기적 같은 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꾸미 자원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을 품는 포란기에 남획이 이뤄지면서 개체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8년부터 매년 5월 11일부터 8월까지를 주꾸미 금어기로 정해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란기를 고려해 금어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꾸미볶음. /SSG닷컴

☞주꾸미볶음 레시피

①주꾸미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먹물주머니를 제거합니다. 알은 깨끗이 씻어서 사용할 수 있어요

②머리 부분을 눌러 입을 제거합니다.

③밀가루와 굵은 소금을 넣고 주물러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흐르는 물에 헹굼 후 끓는 물에 데칩니다.

④양파와 당근은 얇게 썰고, 대파와 고추를 어슷썰기로 손질합니다.

⑤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와 대파를 먼저 볶아 파기름을 냅니다.

⑥양념장을 넣고 볶다가 데친 주꾸미와 나머지 야채를 넣어 센 불에서 빠르게 볶습니다.

양념장 : 고추장 3T, 고춧가루 3T, 간장 2T, 설탕 2T, 다진마늘 1T

⑦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하면 됩니다.

※팁 : 주꾸미는 짧게 데친 뒤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야 쫄깃한 맛이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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