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관이 집의 인상을 결정한다

이 집의 시작은 전형적인 아파트 구조를 탈피하는 과감한 시도로부터 출발한다. 현관은 단순한 입구가 아니라 시선을 잡아끄는 공간의 시작점이다.
분리된 문 없이 오픈된 구조지만, 반투명한 패턴의 샌드블라스트 유리로 시선을 조절했다. 여기에 블랙으로 염색한 이동형 목재 수납장이 무게감을 더하며 시각적 중심을 잡아준다. 이 수납장은 단순한 신발장이 아니라, 앉아서 신을 수 있는 벤치처럼 활용도 높은 가구로 설계되었다.
식사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각

현관에서 한 발 들어서면 곧장 식탁이 보인다. 대부분의 집이 거실이 중심이라면, 이 집은 식사 공간이 시선을 끄는 첫 인상을 만든다. 블랙 철제 다리의 테이블은 현관의 철제 유리 파티션과 연결감을 주며, 주방과 이어진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이 유연하게 확장된다.

한쪽 벽은 옅은 색의 단풍나무로 제작한 수납장으로 채워져 있고, 반대편은 거실과 톤을 맞춘 호두나무장으로 마감되어 있다. 각 재료의 컬러와 질감이 세심하게 조율되어 있어 시각적 통일감이 돋보인다.
모든 시선의 중심, 거실

이 집의 거실은 좁고 긴 구조를 시각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 응축된 공간이다. 천장에 걸쳐 있던 커다란 보를 호두나무 패널로 마감하여 무게감을 줄이는 동시에 공간을 연장했다. 이 보 구조물은 현관부터 거실, 나아가 서재까지 이어지며 흐름을 만들어낸다.

벽면의 TV월은 집주인이 선택한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돼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상부에는 딥그레이 페인트 면을 남겨 시선을 위로 유도함으로써 공간의 높이를 강조한다. 얇게 파인 수직 그루브와 플로팅 형태의 수납장이 맞물려 입체적인 효과를 주는 것도 포인트다.
작지만 강한 공간, 와식 서재

거실 끝에는 불과 2.2평의 공간이지만, 가장 큰 인테리어 임팩트를 주는 和 스타일 서재가 자리 잡고 있다. 채광이 좋은 창가 쪽에 자리한 이 방은 12cm 높이의 호두나무 마루를 통해 조금 높여져 있고, 양옆으로는 고정 격자 패널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유도한다.
벽면엔 공중에 떠있는 형태로 제작된 호두나무 책장이 무게감을 줄이면서도 수납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가운데엔 낮은 높이의 원형 테이블과 좌식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철제로 만든 동그란 장식물은 마치 보름달처럼 공간에 간결한 강약을 부여하며, 이 작은 방이 온 집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키스톤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