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맹세코 결백" 박경귀 전 아산시장 입장문 논란

박 전 아산시장 입장문 발표 가혹한 판결 억울함 호소
시의회·공무원노조 입장문 시기·내용 부적절 비판

박경귀 전 아산시장. 대전일보DB

[아산]대법원 확정판결로 시장직을 잃은 박경귀 전 아산시장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내놓은 입장문이 오히려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시의회와 공무원노조 등은 박 전 시장의 입장문이 시기와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경귀 전 시장은 "이제 백의종군하겠다"며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놓았다. 입장문에서 박 전 시장은 "본의 아니게 시민 분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 드린다"며 허위사실공표죄를 확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은 "선거캠프 실무진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은 분명 불찰"이지만 "하늘에 맹세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가혹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약속했던 아산의 비전과 목표들까지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시민에 대한 약속은 시장 궐위와 무관하게 여야가 함께 지켜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후 보낸 2년 4개월을 '공정과 형평'의 시정 철학을 바탕으로 시정 변화와 혁신, 청렴한 공직 풍토를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박 전 시장은 "아산시 2600여 명 공직자들이 민선 8기 약속을 잘 마무리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며 "아산 발전을 위해, 아산시민 행복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피력했다.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은 "박 전 시장이 원인을 제공해 100% 시민 혈세로 아산시장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백의종군 운운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시정 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입장문 발표와 내용이 오히려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정 흔들기로 비춰져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산시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2600여 명 공직자를 거론하면서 민선 8기 약속을 잘 마무리해 달라는 입장 발표 자체가 시장 권한대행 체제의 안정화에 하등 도움 되지 않는다"며 "입장문 발표 시기와 내용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민우 아산시민연대 대표는 "자숙하고 반성해야 하는 시기에 책임을 전가하고 치적을 강조하는 박 전 시장의 입장문 발표가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성토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8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공소사실의 특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에 해당한다. 박 시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5월 상대 후보인 오세현 전 아산시장이 건물을 허위매각하고 재산을 은닉했다는 등 허위사실을 담은 성명서 등을 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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