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ELS 리스크 '완전 극복'…1Q 최대 순익 1.9조로 입증

서울 영등포구 KB금융그룹 본사 /사진 제공=KB금융

KB금융그룹이 역대 최고 분기 순이익을 시현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추가 충당부채를 반영하면서 순익 2조원대의 진입에는 살짝 미치지 못했으나 순풍을 탄 자본시장  안에서 비이자이익 부문 성과를 쌓으며 탄탄한 체력을 재확인했다.

특히 주주환원의 기준점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ELS 사태 여파에 따른 우려와 달리 KB금융은 13%대 중반을 사수햇다. 자사주 소각에 관한 의지를 다진 동시에 배당 확대를 강조하면서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주주환원 행보에도 가속을 붙이겠다는 복안이다.

비이자 부문 약진…ELS 부담 뚫고 어닝 서프라이즈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8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금융투자 업계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를 6%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4%로 0.90%p 개선됐다.

이번 실적은 은행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지키고, 증권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며, 자본이 주주환원을 떠받친 구조로 요약된다. ELS 추가 충당부채를 반영한 뒤에도 실적과 자본, 환원 세 축이 모두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익 체력이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대목은 ELS 관련 추가 충당부채 약 980억원을 반영하고도 1조9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는 점이다. 2조원 돌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일회성 부담을 추가로 반영한 뒤에도 이익 창출력과 자본 대응력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비이자 부문이다. KB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8%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1조3593억원으로 45.5% 급증했다. 머니무브 환경 속에서도 은행의 자산관리 수수료와 증권,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계열사의 수익이 함께 확대된 영향이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이자이익 방어에 집중했다. 1분기 그룹 순이자이익은 3조3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국민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77%로 전분기보다 0.02%p 올랐다. 핵심예금 확대와 고금리 정기예금 리프라이싱 효과가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어진 결과다. 국민은행 원화대출금은 379조원으로 전년말보다 0.4% 늘었는데, 가계대출이 줄어든 반면 기업대출은 1.2% 증가했다.

핵심예금이 전년말 대비 9조8000억원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조달비용 관리가 한층 수월해지면서 NIM 방어 여력도 커졌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올해 여신 성장률을 4% 내외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2%, 기업대출은 6~7%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

KB금융 1분기 실적 발표 주요 지표 /그래픽=류수재 기자

비은행 계열사 중 KB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B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3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 증가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수익이 확대됐고, 주식 운용 수익 개선으로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실적도 커졌다. 이에 따라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까지 높아졌다.

건전성 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1분기 그룹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4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줄었다. 대손비용률(CCR)은 0.40%로 낮아졌다. 다만 그룹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3%로 전분기 말 0.63%보다 0.10%p 상승했다. KB금융은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적극적인 상·매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부실채권을 줄이고 커버리지 비율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CCR 가이던스는 기존대로 40bp 초중반을 유지했다.

압도적 자본 적정성 기반 '역대급' 주주환원

KB금융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자본력은 주주환원 확대의 기반이 됐다. 1분기 CET1 비율은 13.63%로 잠정 집계돼 전년말보다 0.19%p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연초 주주환원 집행,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가 겹친 영향이다. 다만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1분기 RWA 증가는 약 4조원 수준이다. KB금융은 환율 민감도를 줄이기 위한 파생상품 만기 관리와 거래상대방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도 병행하고 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주당 1143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1년 전보다 25.3% 늘어난 수준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약 3.8%에 해당하는 기보유 자기주식 1426만주 전량 소각도 결정했다. 여기에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진한다. 회사는 이날 컨콜에서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총 1조2000억원 가운데 1차 매입 완료분 390만주와 기보유 자기주식 1426만주를 5월 15일 일괄 소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상록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머니무브의 물결을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며 그룹의 전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한층 더 레벨업됐다"며 "수익구조의 다변화와 내실화는 주주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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