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덮치면서 유럽의 방산계는 지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은 미국이 쥐고 흔들던 다연장 로켓시스템 시장에서 '독립선언'을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방위산업 전문매체인 Defense News도 "독일의 선택은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이 변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독점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유럽의 속사정
그동안 미국의 다연장 로켓인 M270에만 의지해왔던 유럽은 자기만의 다연장로켓시스템이 한 대도 없었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M270의 대체품으로 HIMARS가 팔릴 거라 믿었고, 실제로 폴란드, 발트 3국, 이탈리아, 크로아티아는 HIMARS를 선택했죠.
하지만 문제는 HIMARS의 화력이 M270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점! 화력과 빠른 납기가 중요했던 덴마크, 네덜란드, 스페인은 과감히 이스라엘의 PULS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위기감을 느낀 록히드 마틴은 라인메탈과 손잡고 "GMARS"라는 새 무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HIMARS 기술에 로켓포드를 두 배로 늘려 M270급 화력에 모든 미국 미사일을 쏠 수 있게 만든 거죠.
그러자 이에 질세라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 제작사인 KNDS와 이스라엘의 Elbit사 가 합작하여 Elbit사의 PULS 다연장로켓의 유럽버전인 "EuroPULS"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PULS 기술에 이스라엘 로켓은 물론이고 노르웨이의 NSM, 유럽의 JFSM까지 다 쏠 수 있는 '만능 발사대'를 제안한 것이죠.

독일의 '반란', "우린 자유가 필요해"
결국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보낸 미국산 M270을 채워넣기 위해 PULS를 선택했습니다.
이건 앞으로 독일의 M270 업그레이드도 EuroPULS가 맡을 거란 암시죠.
이렇게 되자 M270의 제조사인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독일을 협박하기 시작합니다.
록히드마틴은 "PULS를 쓰면 GMLRS 탄약을 못 쓴다"며, 독일이 "수천 발 가진 GMLRS를 쓰려면 우리의 다연장 로켓을 사용하라"고 위협했지만, 독일은 끄떡없이 '탄약 자유'를 외치며 EuroPULS 선택한 것입니다.
참고로 GMLRS는 미국이 개발한 유도형 다연장 로켓 시스템입니다.
M270과 HIMARS 발사대에서 사용되는 주요 로켓 탄약으로, 기존의 비유도 로켓보다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사거리는 약 70km이며, GPS 유도 방식을 사용해 정밀 타격이 가능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주목받았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무기 생태계의 핵심 구성요소입니다.

이에 이스라엘의 Elbit사는 "PULS에 GMLRS를 연결하는 건 기술적으론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독일도 "이건 기술이 아니라 정치 문제, 트럼프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독일의 계산은 더 날카롭습니다.
"기존 M270에서 GMLRS를 다 쓰면 되고, "나중에 GMLRS를 많이 주문하면 미국도 태도를 바꿀 것"이란 계산이죠.
또한 HIMARS 수요가 늘면 록히드마틴이 결국 유럽 기업들에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습니다.
로켓발사대가 이젠 '스위스 군용칼'이 되다
오늘날 다연장로켓시스템은 그냥 로켓만 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대함미사일, 배회형 탄약은 물론 대전차지뢰까지 뿌리는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했죠.
그래서 유럽은 이 무기에 다양한 탄약을 마음대로 끼울 수 있는 '자유'를 갈망합니다.
프랑스도, 그리스도 PULS 쪽으로 기울고 있고요.
HIMARS 배송이 늦어지는 에스토니아는 한국의 천무나 KHAN, PULS로 눈을 돌릴 수도 있고, 노르웨이도 HIMARS, PULS, 천무를 두고 저울질 중입니다.
EuroPULS와 이스라엘 로켓이 유럽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면 더 많은 국가들이 미국 시스템을 떠날 수도 있겠죠.

미국의 마지막 경고와 유럽의 결단
최근 Defense News에 따르면 독일 의회가 EuroPULS 초기 구매를 승인했다고 합니다.
독일군의 차기 로켓시스템 경쟁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은 셈이죠.
독일 국방부는 "GMLRS 프로토타입을 못 구했다", "네덜란드도 PULS 골랐는데 같은 무기 쓰면 협력이 더 잘된다", "PULS는 사격통제시스템과 탄약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Defense News는 "PULS에 GMLRS를 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며 "독일은 미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지만, 록히드마틴은 '절대 안 된다'고 잡아떼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거부는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이유일 가능성이 큽니다.
해외에선 플랫폼부터 탄약, 정비, 서비스까지 모조리 쥐고 흔드는 방식이 인기 없거든요.
그래서 '무기 주권'이 이렇게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겁니다.
독일은 GMLRS 재고를 버리더라도 EuroPULS를 선택할 태세고, 프랑스도 같은 길을 가서 '탄약 통합의 자유'를 쟁취할 것 같습니다.
미래는 '탄약 자유'에 있다
이번 독일의 결정은 유럽 방산이 자립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겁니다.
미국의 HIMARS 독점시대가 저물면서 한국의 K239 천무 같은 '제3의 대안'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셈이죠.
현대전에서 다연장로켓시스템은 이제 그냥 포가 아니라 온갖 미사일을 다 쏘는 '만능 발사대'로 진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탄약 자유'는 전략적 독립성의 핵심 열쇠가 됐습니다.
HIMARS 배송에 애가 타는 에스토니아가 천무나 KHAN, PULS로 눈 돌리고, 노르웨이도 여러 옵션을 고민하는 건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이런 움직임은 NATO 무기체계를 다양화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미국의 유럽 방위 약속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럽의 방산 자주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로켓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