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위기의 순간마다 '반박불가,헌신의 아이콘'이재성이 있다

전영지 2024. 3. 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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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KFA 인사이드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가 열린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이재성과 김진수가 넘어진 손흥민을 챙기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21/

"어시스트요? (손)흥민이가 잘 넣어줘서 어시스트가 된 거죠!"

축구계를 한바탕 뒤흔들었던 '탁구 게이트' 후 첫 A매치,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31·토트넘)의 선제골을 도운 '베테랑 미드필더' 이재성(31·마인츠)은 언제나 그랬듯 동료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태국 원정을 향해 출발하는 공항에서 KFA 공식 카메라의 어시스트에 대한 칭찬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손흥민의 결정력을 칭찬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무한 감사"를 전했다.

이재성의 필사적인, 그러나 너무도 정확했던 어시스트. 캡처=TV조선

이날 전반 42분에서 이재성이 엔드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해 건넨 왼발 킬패스는 필사적이었고, 무엇보다 자로 잰 듯 정확했다. 발밑에 딱 맞게 깔리며 들어온 패스를 '월드클래스' 캡틴이 놓칠 리 없었다. 왼발로 골망 구석을 갈랐다. 스프린트 후의 어시스트, 이재성의 모습은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혼신의 패스 후 이재성은 그라운드 밖 펜스까지 튕겨져 나갔다.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를 먼발치서 지켜보며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이재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팀플레이어다. 2015년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0대0무)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나흘 후인 3월 31일 뉴질랜드전(1대0승)에서 결승골로 데뷔골을 신고했다. 풍부한 활동량과 영리한 전술 소화 능력, 날선 왼발과 팀을 위한 헌신까지,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의 모든 감독이 애정할 수밖에 없는 팀플레이어다. 2018 러시아월드컵, 2022 카타르월드컵을 경험했고, 10년간 85경기에서 10골을 기록중이다.

그를 유독 아꼈던 최강희 전 전북현대 감독(산둥 타이산 감독)은 과거 공격형 미드필더 이재성의 수비 가담, 가로채기 재능, 팀을 위한 헌신을 극찬한 바 있다. "우리나라 미드필더 중 재성이처럼 수비를 할 줄 아는 선수는 드물다. 내가 먼저 '어떻게 그렇게 축구를 하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축구선수의 3대 요소는 기술, 체력, 정신력이다. 정신력은 승부근성, 자기관리, 사생활 관리 등이다. 기술은 영리한 축구지능, 경기운영 능력, 전술 능력 등이다. 체력은 지구력, 스피드, 90분을 줄기차게 뛰어주는 능력 같은 것이다. 이재성은 이 3대 요소를 모두 다 갖춘 선수"라고 했었다.

이재성 왼발 발리 슛<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이재성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21/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며 대표팀의 중심을 묵묵히 지켜냈던 이재성은 최근 불거진 축구대표팀의 내홍이 가장 마음 아픈 선수 중 하나다. 바이에른 뮌헨전 후 3월 소집을 앞두고 유튜브 '뽈리TV'에 공개된 현장 인터뷰에서 이재성은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많이 느꼈을 것"이라면서 "저도 오랜시간 대표팀 생활을 했고 좋았던 시기, 나쁜 시기도 있었는데 그래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참으로서 이번 계기를 통해 잘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선수들이 많이 느꼈을 것이고, 그걸 통해 분명 개선할 수 있다. 후배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돈독해지는 시간을 가지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들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책임감을 갖고 기쁜 마음으로 오면 좋겠다. 국가대표 자리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시안컵에서 실망감과 슬픔을 드렸지만, 다시 축구를 통해 행복과 기쁨을 드리면 된다. 그런 순간을 다시 만들면 된다. 힘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축구 전문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이재성의 태국전 패스 성공률은 98%로 56개의 패스 중 55개가 성공했다. 롱패스 성공률은 100%의 2개 모두 성공했다.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기회(3회)를 창출했고 가장 많은 빅찬스(1회)를 창출했다. 대표팀에서도 소속팀에서도, 어느 팀에 가든 가장 많이, 가장 잘 뛰는, 가장 영리한 선수 이재성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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