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특혜? 공공의 안전?” 논란 속에 인천공항, 하루 전 ‘백지화’.. “누굴 위한 특별 출입구?” 결국 없던 일로

제주방송 김지훈 2024. 10. 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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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논란.. 여론 밀려 ‘연예인 전용 출입구’ 철회
“공공성인가, 사익인가”.. 인천공항 논란 ‘재점화’
인천국제공항 (SBS 캡처)


인천국제공항이 이른바 ‘연예인 전용 출입구’ 신설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교통약자 우대 출구를 연예인과 유명인에게 개방하겠다는 공항공사의 방침은 급기야 “공공시설이 특정 직업군의 사익을 위해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발에 부딪히면서, 시행 하루 전 27일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이같은 ‘연예인 전용 출입구’ 철회가, ‘공공시설이 어디까지 사적 편의를 허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팬덤’의 공항 집결로 인해 발생하는 혼잡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 무엇인지,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지에 대해 보다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문입니다.

공사는 당초 28일부터 경호가 필요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출국 시 교통약자 우대 출구 이용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항 혼잡을 줄이고 일반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대중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해당 계획은 철회된 상태입니다. 이번 조치는 교통약자 출구를 연예인에게 열어주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하며 공공시설의 활용 기준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공사 발표에 앞서, 연예인 소속사들은 공항 내 팬덤을 제어하기 위해 팬들에게 공항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 여론이 불붙었습니다. “공공 불편 해소를 위해,일부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교통약자 출구가 언제부터 스타 마케팅에 활용되는 무대가 됐나?”라는 목소리부터, “공공시설이 특정 연예인의 ‘특권’으로 변질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확산됐습니다.


■ “특혜인가, 안전인가”.. 공항공사 해명도 여론 돌리기 ‘역부족’

공항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연예인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혼잡 상황을 줄여 공항 이용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당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특히, 교통약자 출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승무원 출입구를 이용하는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며 “별도 출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특혜’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모호한 기준과 ‘공공의 사유화’를 둘러싼 비판 여론도 거센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번 조치는 연예인 등 유명인의 출국 절차에 특별한 출입구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러나 공사가 제시한 ‘유명인’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 역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유명하다는 판단은 누가 하는가?”, “단역 배우도 혜택을 받는가?” 등의 의문을 제기하며, 특정인에 제한된 출입구 허용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 국정감사 회피와 정책 철회.. “장기적 대책 마련돼야”

또한 일부에선 공사가 국정감사에서 해당 조치가 검토될 것을 우려해 정책 발표를 서둘렀다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피해 공항 내 연예인 출입과 관련한 계획을 내놓으며, ‘꼼수’ 정책이란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사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중밀집으로 인한 혼잡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라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공공시설의 사익 우선화’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해소하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항 측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공공성과 사익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는 공공시설 운영의 원칙과 기준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당분간 ‘연예인 전용 출구’로 불거진 공공시설 운영 한계와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둘러싼 논쟁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선 출국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몰려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잇따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연예인이나 소속사 등이 사전 출국 일정을 팬에게 알리는 등 공항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이들이 고용한 사설 경호업체의 과잉경호 논란이 불거지는 일도 발생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한 배우의 출국 당시 경호원들이 접근을 막기 위해 강한 플래시 불빛을 쏘거나 게이트를 통제했다가 과잉 경호 논란에 휩싸였고, 경호업체 대표 등 2명은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의 경호원이 인천공항 라운지를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을 향해 강한 플래시를 쏘고 있는 모습. (SBS 캡처)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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