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노동자 사망’ SPL 중대재해사건 항소심서 벌금 1억→20억···‘중대재해 기업’ 역대 최고 수준

경기 평택 SPL 공장에서 2022년 발생한 20대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법인 주식회사 SPL이 항소심에서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원심에서 선고된 벌금 1억원보다 20배 증액된 것으로, 중대재해 발생 기업 법인에 부과된 벌금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부(재판장 김준혁)는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SPL 항소심에서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동석 전 SPL 대표 역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파기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이 가중됐다.
재판부는 공장장 B씨(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와 안전보건팀장 C씨(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안전관리자 D씨(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 공장 관계자 3명에 대해서는 쌍방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형을 유지했다.
법인 벌금액이 대폭 상향된 이유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B씨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죄책이 항소심에서 인정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항소심에서 강 전 대표에게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B씨를 안전 책임자로 지목해 법인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공장장 B씨는 덮개 등 방호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혼합기를 개방 상태로 가동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면서 “법인인 SPL은 B씨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인 바 없는 것으로 인정된다. 위반 행위자들의 사정과 법인 운영상황, 위반 행위의 정도 등을 종합해 벌금형을 가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 전 대표에는 “동종·유사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대책을 수립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단편적인 대책만 수립했다”며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반기 1회 이상의 점검 의무를 실시하지 않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 15일 오전 6시 18분쯤 평택에 있는 SPL 제빵공장 2공장 3층 배합실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20대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용 식품 혼합기에 끼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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