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side The Park] 롯데 자이언츠 TV 제작진

영상으로 전하며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 이뤄질 수 없을 것 같던 ‘꿈의 숫자’, 천만 관중도 드디어 현실이 됐다. 경기장에선 끊이지 않는 매진 세례가, 브라운관에선 높은 시청률이 이러한 열기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이젠 경기장과 TV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프로야구와 함께할 수 있다. 유튜브 시청이 일상에 큰 부분이 되면서, 야구 중계를 넘어 선수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각 구단의 공식 채널들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10개 구단이 모두 각자 채널을 갖고 있으며, 구독자도 적게는 8만 명에서 많게는 30만 명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전국구 인기 팀 롯데 자이언츠를 담당해 매번 풍부한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자이언츠 TV 제작진들이 이번 ‘더그아웃 인사이드 더 파크’의 주인공이다. 제작진보다 선수들이 더 주목받았으면 한다는 자이언츠 TV 제작진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담아봤다.

Photo Lotte Giants Editor Ilwoo Kim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서 반갑습니다! 평소 <더그아웃 매거진>을 접해 본 적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야구라는 같은 주제를 다른 표현 방식으로 소개하는 매체다 보니, 어떤 식으로 기록되는지 보는 편입니다. 또 요즘은 쇼츠 같은 짧은 영상을 선호하며 긴 글자의 소비가 더더욱 어려운 시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목을 끌고 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그런 매체에서 저희를 다뤄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광대를 올리겠습니다. (웃음)

함께 업무를 하는 팀원들은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총 5명의 인원이 있습니다. 기획과 섭외, 촬영과 편집, 검수 파트가 있고 각자의 위치에서 협업하면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보통 회의나 기획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대부분의 기획이 시의성을 기반으로 그때그때 이뤄지는 편입니다. 공을 들여야 하는 기획 회의는 시즌 초에 진행되고요. 주로 선수별 기획물과 시즌 중에 루틴으로 진행될 콘텐츠 구성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간 선수분들이 슬며시 던진 이야기를 토대로 살을 붙이거나, 팬분들께서 제안 주신 것들을 현실화할 수 있게 구축합니다. 조금 더 새로운 시선에서 제작할 수 있게 타 매체나 여러 카테고리를 참고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시즌 중에는 먼저 해야 할 것들을 협의합니다. 그런 다음 주제에 따라 포인트를 잡는데, 회의는 최대한 간단하게 출연 선수와 목적 위주로 뼈대만 잡습니다. 뼈대에 올릴 내용은 여러 개의 상황을 놓고 몇 가지 스페어를 준비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촬영 당일 출연 선수가 바뀌기도 하고, 촬영 중에 선수가 갑자기 나갈 때도 있습니다. 한 가지 계획으로는 변수에 대응하기 어렵다 보니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대비하고 항상 가슴속에 ‘플랜 B’를 품고 있는 편이죠.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제각기 다른 선수들의 성향과 캐릭터가 도움이 될 때가 있어요. 선수의 특징을 파악하다 보면 개성을 드러내는 콘텐츠가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경기장에서 보는 모습 이면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수별 개성을 살리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어느덧 시즌이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데 어떻게 일과를 보내고 있나요?
그야말로 초주검 상태입니다. 잔여 경기가 제일 많고 이동 거리가 가장 긴 팀의 제작진으로 그 고통을 함께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제작하시는 PD님들의 고생이 상당합니다. 지금 와서 어떻게 변화를 줄 수가 없는 노릇이라 진심으로 격려의 말을 건넵니다. “부디 살아서 보자…!”

얼마 전 ‘유희관희유’ 채널에서 얼굴이 공개됐는데, 알아보는 팬들의 시선이 부담스럽진 않은가요?
제작진 대부분이 MBTI가 ‘I ’성향이라서 노출에 부담스러워합니다. MBTI 탓을 했지만 실은 PD로 주목을 받는 일이 파트의 대표 얼굴이 되는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제작진 모두의 시너지를 내는 파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인 건 알아보시는 상황이 드물다는 겁니다. 만약 현장에서 촬영 중인 제작진들을 보게 된다면, 저희를 대신해 현장을 신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영상을 보면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더라고요. 선수들에겐 어떤 식으로 다가가는 편인가요?
맡은 바 책임을 다합니다. 저희는 분량을 확보해야 하고, 타 매체에서 말하지 않은 TMI를 얻어내야 합니다. 어색했던 초창기에는 일부러 페르소나를 설정했습니다. 매끄럽지 않더라도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기에 선수에게서 경계심을 걷어내는 게 첫 번째였습니다. 선수를 붙잡아 싱거운 소리를 하고, 방청객처럼 호응했습니다. 관찰해 보니 주변 모든 직원이 응원단이며 방청객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녹아들다 보니 자이언츠 일원으로 경계가 없어지곤 했습니다.

선수를 섭외하는 비법이 있다면요?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섭외의 비책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주장인 전준우 선수가 미디어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줍니다. 지나가는 선수를 붙잡고 대뜸 ‘한마디 해라’ 하는데, 그 한마디가 제작자에게 엄청난 힘이 됩니다. 또 섭외야말로 선순환 구조입니다. 참여 선수가 콘텐츠로 인해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기에 순차적으로 신경을 씁니다. 먼저, 촬영할 때 그 시간이 아깝지 않게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선수에게 몰입하고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그런 다음, ‘콘텐츠가 선수에게 긍정 작용을 할 것인가?’라는 시선에서 편집하고 검토합니다. 그렇게 어떤 형태로든 좋은 에너지를 얻으면 다음번에도 참여도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주변 선수에게도 전달이 되고요. 어떤 콘텐츠 하나에 응원의 댓글이 많이 작성되면 다음 콘텐츠를 찍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댓구달~! (좋은 댓글 마구마구 달아줘요.)

#자이언츠의 일원

자이언츠 TV 대주주인 구승민, 김원중과는 유독 친해 보이는데 친해진 계기가 있었나요?
구승민, 김원중 선수는 저희가 아기 오리 시절 도움을 줬던 엄마 오리들입니다. 21년도의 중구난방 콘텐츠는 선수들과의 대화의 물꼬가 트인 기억 남는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대주주인 만큼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모드로 초보 PD가 적응할 수 있게 이끌어줬고 콘텐츠 피드백을 하는 등 대주주의 면모를 보여줬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여전히 VIP 대우를 해드리며 모시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진행하고 영상을 본 선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업로드된 영상에 대해선 잘 얘기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의 반응은 나승엽 선수의 눈빛 발사가 전부일 정도로 선수들과 올라간 콘텐츠에 대해 얘길 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시경의 먹을텐데’는 큰 반응을 불러왔던 이례적인 콘텐츠입니다. 너도나도 상수 형님의 ‘먹을텐데’를 의식해서 ‘그런 콘텐츠’를 만들자고 제안했거든요. 그때 상수 형님께서 7만 조회 제안을 했는데, 그게 좋아 보였는지 선수들 사이에 조회수 공약이 붐을 이뤘어요. 모든 콘텐츠에 다수의 선수가 자발적으로 공약을 걸었습니다. 하도 공약이 남발되다 보니 지나치게 과열되는 건 편집 과정에서 다 잘렸지만, 스스로 참여해 주신 것에 대해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인 만큼 사람과의 관계, 소통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할 때가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나요?
다른 장벽이 높아서 그런지 소통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별로 못 느껴요. 제작진들 간의 소통 오류가 생길 때는 일단 처리하고 다음 업무를 진행합니다. 오류를 스트레스로 남겨두기엔 해치워야 할 업무량이 많습니다. 간혹 콘텐츠가 잘못됐다고 정정을 요청하는 선수가 있습니다만, 그럴 때면 카메라를 켜고 공식적으로 수정해 드립니다. 일로 만난 관계는 다시금 업무로 회복하는 편입니다.

지금껏 제작했던 영상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영상은 뭔가요?
올해 기준으로 꼽아보자면 윤동희 선수의 ‘Called Game’을 소개하고 싶어요. 올 시즌을 계획하면서 조금 더 몰입도 있는 영상을 제작하려고 ‘최강야구’를 레퍼런스로 연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기획 단계에서 살펴보니, 제작에 투입해야 하는 인원부터 기존의 영상과는 현실적으로 차이가 생기더라고요. 거의 글과 영상 매체의 차이만큼이나 달랐죠. 그래서 당장 차이를 낼 수 있는 항목은 제외하고, 그나마 시도할 수 있는 게 ‘오디오를 더그아웃에 들인다’였죠. 하지만 이것조차도 모든 선수에게 마이크를 채우기엔 제작 기간이 맞지 않아 한 사람에게만 채우자고 결론을 내렸고,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 있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시도했습니다. 사실 더그아웃에 오디오를 들인다는 점도 큰 산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구단 측에서 이해해주시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영상의 주인공이었던 윤동희 선수는 말 그대도 천당과 지옥을 오갔죠. 지바 롯데의 에이스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2루타를 쳤지만, 수비 실책도 두 번이 있었으니까요. 그때 김태형 감독님의 뼈 있는 한 마디와 윤동희 선수의 자책과 다짐도 영상 속에 잘 담겼습니다. 촬영이 진행된 점에서도 감격스러운데, 윤동희 선수의 드라마까지 더해진 덕에 곱씹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입니다.

힘든 제작 과정부터 영상 속 의미 있는 서사까지 담겨 있으니, 애정이 갈 수밖에 없겠네요.
영상 속 경기가 끝난 이후에 윤동희 선수의 인터뷰도 기억이 남습니다. 그날의 경기에서 자신이 뭘 배워야 할지 명확하게 알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건설적인 모습에 롯데라는 팀의 일원이라는 것 이상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영상엔 다 못 담았지만, 기억 남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윤동희 선수가 성공하는 법칙 중에 자주 나오는 거라며, 아침 루틴으로 이불 정리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말에 감명받은 제작진 중 한 명도 한동안 아침 루틴으로 이불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제작진의 다짐은 이 콘텐츠의 조회수처럼 정체기에 있다고 합니다. (웃음)

팀 분위기로 인해 차마 영상을 올리지 못할 때도 있을 텐데요. 미방송된 영상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미방송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제일 마음이 쓰이는 것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많이 애써준 영상이죠. 미방송분을 떠올리면 마음에 블랙홀이 생깁니다. 참여해 준 선수들에게도 정말 미안하고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순 없지만, 영상을 올리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어쨌든 미방송이라는 간략한 단어 안에 안타까운 감정이 함축돼 있습니다. 섭외, 촬영 준비, 촬영 시간, 분량을 확보하기 위한 이야기, 편집 인력, 교정의 고민 등 일련의 과정이 무산됐기 때문이죠. 그럴 때마다 제작진으로서 주로 탈락이나 실패의 감정을 느끼는데, 그런 감정에 매몰돼 있으면 다음 것을 못 하기에 최대한 빠르게 다른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결국 그런 상황이 펼쳐져도 저희 선에서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또 다른 것을 해서 만회해야겠죠!

촬영과 편집 사이에서 어떤 부분을 더 중요하게 여기나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그래도 한 가지를 꼽자면 편집을 고르겠습니다. 콘텐츠의 시작은 촬영이지만 콘텐츠의 완성은 편집이라고 봅니다. 시작이 반인 만큼 촬영도 정말 중요하지만, 스포츠 채널의 특성상 제작진의 통제 가능한 영역이 적습니다. 그래서 선택의 비중이 높은 편집에 더 집중합니다. 선수들의 말뿐만 아니라 비언어로 전달하는 모든 메시지를 잘 정제하는 것, 그리고 텐션이 높아져 과열된 상황을 정돈하는 것들이 편집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이 부분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중요한 기록을 앞둔 순간이나, 은퇴식 등 특별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을 때의 준비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이대호 선수의 은퇴식은 영구결번식도 함께 진행된 만큼 기념비적인 행사였습니다. 구단 내 모든 부서가 은퇴식을 준비했고, 선수단도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했죠. 은퇴식의 막바지에 울려 퍼진 헌정곡 영상은 선수들이 먼저 제안한 특별한 선물이었는데, 은퇴식 하면 떠오르는 노래로 김유영, 최준용 선수가 제안해 줬습니다. 현장 이벤트 팀에 선수들의 참여 의지를 공유하고, 실행될 수 있게 여러 파트 사이에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두 명을 필두로 싸이의 ‘마지막 장면’을 부르고, 선수단 전체가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부르며 이대호 선배님께 노래와 편지로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행사 전반이 유튜브 라이브로 송출되었는데 헌정곡 영상의 부분에서 특히 댓글이 뜨거웠던 걸로 기억해요.

스프링 캠프와 올스타전 중 어떤 촬영이 더 힘든가요?
마치 50문 50답에서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 거냐’라는 질문과 곤란한 정도가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수영을 못하니까 손성빈과 김진욱 둘 다 구하지 않겠다는 나승엽 선수의 대답을 빌리겠습니다. “둘 다 안 한다!” (장난) 사실 캠프나 올스타전은 시간에 멱살 잡혀 제작하는지라 의지에 자아가 없습니다. 그래서 둘 다 자아가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지고 들자면, 스프링 캠프는 덥고,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며,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잠 못 자는 날, 심지어 방에서 못 나올 때도 있어요. 이런 기간은 약 20일 정도고요. 올스타전도 똑같이 덥고,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고 잠을 못 자는데, 현장 이벤트도 실패하지 않아야 하고 사전 섭외, 눈치 게임… 어? 나열해 보니 스프링 캠프가 조금 더 나은 것 같네요. (웃음)

친해지고 싶은 타 구단 PD들이 있나요?
여력이 없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분들의 역할을 떠올리면 존경심과 동병상련의 마음이 동시에 듭니다. 그럴 가능성은 적겠지만, 만약 한잔하는 자리가 있다면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를 외치는 그림은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요?
예전부터 사직야구장이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선수들이 직접 부르는 사직 가요제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복면가왕, 미스터 트롯, 단체 안무 등 노래와 끼가 풍부한 선수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 끼를 마음껏 펼칠 무대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행복은 조회수 순이 아니잖아요

숫자가 민감하게 다가올 텐데, 구독자 수, 조회수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한때는 제작진 전체가 불면증이 올 만큼 채널 성장에 대한 부담이 있었어요. 유튜브 스튜디오 채널 관리 앱이 있는데 눈을 뜨면 열어서 보고, 하던 일을 멈추고 구독자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다 ‘앱 금지’ 미션을 명한 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예전보다 집착하는 빈도는 줄었지만, 유튜브 스튜디오 앱이 날이 갈수록 정리를 잘 해줘서 그야말로 깔끔하게 채찍질 당합니다. ‘사람들이 내 채널을 1,082만 회 시청했습니다’ ‘노력의 결실을 확인하세요!’ 등 자기와의 싸움을 훨씬 잘할 수 있도록 한눈에 비교해 줍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조회수 등을 토대로 콘텐츠가 희생되기도 합니다. 희생되는 콘텐츠를 보면 여전히 부담이 있죠.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온라인 콘텐츠로 시작됐던 게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될 때 보람이 있어요. 유튜브에서 집계되는 구독자나, 조회수는 현장에 모인 관중의 숫자보다는 체감이 덜 되거든요. 그래서 자이언츠 TV의 문구가 스케치북이나 타월에 적힌 것을 보면, 선수들의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갇히지 않고 실재한다는 느낌이라 뿌듯하고 보람이 생깁니다. 비슷한 이유로 ‘고구마 승민’도 보람 있었던 콘텐츠입니다. 고승민, 구승민 선수가 지나가는 말로 ‘마승민이 올 때까지 야구 해야 한다’라는 말을 했고, 제작진들은 수소문 끝에 경기항공고 야구부에 재학 중인 마승민을 찾았죠. 간단히 밥 먹는 촬영을 준비하는 중에 마승민의 감독님이 구승민 선수의 은사라는 사실을 접했고, 시구자로 초청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마승민을 라커룸에 데리고 가서 선수의 꿈을 독려해 주기도 했죠. 온라인 속 콘텐츠가 오프라인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에 체감이 돼 보람을 느끼고 동시에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낍니다.

직업 만족도는 어떤가요?
인생을 넘치도록 알차게 쓰고 있다는 점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높습니다. 누군가에겐 꿈의 대상을 취재한다는 것이 영광으로 여겨지기도 하고요. 게다가 넘어지고 일어나는 성장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이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의문이 들 때가 있어서 누구에게나 만족스럽다는 보장은 못 드립니다. (웃음)

근무시간이 유동적이라 힘든 점도 적지 않겠어요. 애로사항이 있다면요?
정해진 퇴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저녁 약속도 잡기가 힘들고, 함께하는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자이언츠 TV는 ‘이런 채널’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면?
늘 명심하는 것이지만, 저희는 매개체 역할입니다. 팬의 니즈, 구단의 방향성, 선수의 메시지 사이에서 찾은 콘텐츠가 유의미하길 바랍니다. 나아가 조금 거창하지만 길고 긴 역사 위에 놓인 하나의 이야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 때 선수들에게도 기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제를 선정합니다. 훗날 펼쳐봤을 때 기특하고 조금은 낯선 어린 날의 일기 같거나, 영광의 순간에 활용될 기록이 되길 바랍니다.

구단 유튜브 PD나 관련 업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팀이 지거나 실망할 일들이 있더라도 제작물은 긍정적인 면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분들은 팀의 가능성을 보고 응원하십니다. 실망에 멈춰 있기보다 잘될 거라는 시선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고요. 지치지 맙시다! 예상보다 풍파가 거칠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방향을 잃지 마십시오. 상황은 선택할 수 없지만, 방법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파이팅!

야구계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을까요?
요즘 야구 인기가 늘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야구를 더 재밌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앞으로도 그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채널을 통해 더욱 몰입감 있는 야구 이야기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자이언츠 TV를 취재해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어요. 오늘 인터뷰 소감이 궁금해요.
누군가의 주제가 된다는 건 엄청나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제를 구하는 제작자로서 저희가 콘텐츠 감이라는 것에 여전히 아리송합니다. 그래서 화자로 인터뷰하는 지금의 상황이 신기할 따름이에요. 독자의 삶이 더욱 익숙한 입장에서, 부족하지만 의미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랍니다. 글자의 세계로 초대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고생하는 팀원들과 야구팬분들께 인사하고 인터뷰를 마칠게요!
함께해 주셔서 행복하니,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제 인터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62호 (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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