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 신재휘 "현실적인 악당 '이진근'..제겐 도전이었죠"[인터뷰]

“새로운 인물이 아닌,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을 연기하려고 했습니다”
배우 신재휘는 지난달 26일 올해의 세 번째 작품을 끝냈다. tvN 월화드라마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이하 ‘링크’)에서 빌런 ‘이진근’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SBS ‘아무도 모른다’의 조직 폭력배 ‘오두석’부터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일진 좀비 ‘박창훈’까지.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악역으로 채워진 그이지만 ‘이진근’은 특별한 도전이었다.
지난 1일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신재휘를 만나 사실감 있는 연기와 배역마다 얼굴을 바꾸는 비결 등을 물어봤다.

■“선배들과 연기하며 여유로움 배웠어요”
‘링크’는 쌍둥이 동생과 감정을 공유했던 ‘은계훈’(여진구)이 어느 날 ‘노다현’(문가영)의 감정을 느끼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다. 드라마 속 ‘이진근’(신재휘)은 노다현을 스토킹하는 인물로 은계훈의 동생 ‘은계영’(안세빈)의 실종 사건과 관련돼 있다. 신재휘는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다시 한 번 악역을 맡으며 극에 사실감을 더했다.
“제가 기존에 했던 배역은 현실성 있는 악당이라기보다는 창조된 캐릭터였어요. 반면 이진근은 일상과도 밀접해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던 사람의 이면에 악한 모습이 있었다’는 설정, 이를 표현하는 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와 출연을 결심했죠”
이진근은 극 초반에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진범과 내통하며 계훈, 다현의 숨통을 조른다. 전작에 비해 호흡이 길어진 만큼 신재휘는 캐릭터 분석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진근은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이에요. 누구보다 상냥한 척을 할 때도 있지만 타인의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죠. 사고가 어느 지점에서 멈춰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본인이 바라는 게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답답함을 폭력적으로 표출해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다현의 관심을 이끌지 못해도 화를 내는 캐릭터죠”
신재휘는 여진구, 문가영, 김지영, 예수정 등 연기 선배들과 합을 맞췄다. 전작인 ‘소년심판’에서도 다양한 배우를 만났던 그에게 ‘링크’ 현장에서는 어떤 것을 배웠는지 질문했다.
“상대의 연기를 받을 줄 아는 여유로움을 공부할 수 있었어요. 제가 이진근을 표현하기에 급급했다면 진구, 가영 배우는 유연하게 연기했죠. 그래서 이진근으로서 흐름을 이끌었다기보다는 주변 배우들의 반응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시된 인물에 제 생각 더해 캐릭터 만들죠”
신재휘는 지난 3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역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에게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하자 “‘다른 결의 역할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며 운을 뗐다.
“제가 악역을 많이 하니까 주변에서 보시기에는 새로운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 봐요. 그렇지만 악역도 아직 할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하고 저 또한 하고 싶은 연기가 있고요. 선역이 궁금한 부분도 있지만, 또 다른 악역이 들어와도 열심히 해낼 것 같습니다”
신재휘는 맡은 배역에 몰입해 작품마다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악역이라는 틀은 같지만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 손짓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신선함을 선사한다. 효산고등학교 일진 ‘박창훈’과 법원계 미생 ‘서범’이 달랐듯 신재휘는 ‘링크’의 ‘이진근’으로 자연스러운 공포를 그려냈다.
“제시된 인물의 모습에 저의 생각을 더해요. 인물의 서사와 배경을 듣고 ‘이런 인물이라면 저런 행동을 보이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하죠. 물론 이 과정에서 편견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서로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생활 습관이나 행동 안에서 사소한 디테일을 쌓으려고 해요”

■“늘 새로운 배우가 될게요”
‘링크’로 열두 번째 작품을 완성한 신재휘는 올해 디즈니+ 드라마 ‘무빙’ 방영을 앞두고 있다. ‘링크’로 특별한 도전을 마쳤다던 그에게 종영 소감을 묻자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가장 추운 날 촬영을 시작해서 한여름에 현장을 마무리했어요. 출연진을 비롯해 스태프분들까지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담긴 작품인데요.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문제 없이 잘 마무리돼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또 홍종찬 감독님과 했던 두 번째 드라마였고 새로 만난 배우들과도 친해졌는데요. 정이 많이 들었던 만큼 헤어지기가 아쉬운 것 같아요”
한 시간 인터뷰 끝에 바라본 신재휘는 연기에 대한 가치가 명확한 배우였다. “다시 악역을 맡아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신선함을 선사하는 비결은 연기에 대한 열정임을 알 수 있었다.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하는 것은 당연한 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이상의 것을 해내고 싶어요.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드리고 싶어요. 제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만큼 신선한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재은 온라인기자 rheel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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