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술값 대신 친구 불러라”…‘마약 동아리’ 또 다른 충격 ‘대학판 버닝썬’

가입·연회비부터 파티 참석비까지 전부 남녀 구분…“불순한 목적 있었나” 의심 증폭
[사진=뉴시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수도권 13개 대학교 학생 수백명이 소속된 연합동아리에서 집단 마약 투약 및 유통, 집단 성관계를 벌인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동아리에서 여학생에겐 활동비와 입회비를 남성의 절반 수준만 내도록 하는 등 동아리 내에 여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밝혀져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버닝썬 게이트’ 이후에도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인 범죄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클럽 술값 대신에 친구 불러와”…대학가에 판치는 20대 여학생 타깃 조직적 성범죄 시도

2021년 개설된 G동아리는 인서울 상위 10개 대학의 학생들이 중심이 된 친목연합동아리다. ‘동아리에 자차 8대 이상 보유’ ‘고급 호텔·리조트 VIP 다수 보유’ ‘수천만원 상당의 클럽테이블 무료 번개’ 등 문구를 내걸고 회원을 모집했다. G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1·2차에 걸친 외모·학벌·집안 등을 기준으로 한 엄격한 면접이 필수적이었다.

르데스크가 과거 해당 동아리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해당 동아리 내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성범죄 시도를 의심케 할 만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과거 회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G동아리 임원들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회비를 현저하게 낮추면서 여성회원 모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 서울의 S대학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G동아리 홍보 게시글 일부. [사진=SNS 갈무리]

지난해 서울의 S대학 에브리타임에 올린 동아리 홍보 게시글에도 활동비·입회비 항목에 ‘남자 5만원, 여자 3만원’이라 적었다. 거의 주 1회 이상 진행됐던 ‘클럽 번개 모임’에서도 남성이 인당 10만원을 각출할 때 여성은 절반금액인 5만원을 내도록 했다.

지난해 G동아리에 잠깐 가입했다 탈퇴했다는 최수현 씨(25·남·가명)는 “선배들을 따라 몇 차례 클럽 번개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여자들은 돈을 거의 내지 않거나 남자의 절반 정도를 냈었다”며 “번개에 참석한 여자부원들에게 돈을 내지 않는 대신 다음번에는 친구도 부르라는 식의 무언의 압박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리 부원들의 나이대는 남자는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 다양했지만 유독 여자는 25살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원들은 동아리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유령부원’이었고 3~4기 운영진이 주축이 된 동아리 내 기득권 세력들이 잠실에 아지트를 두고 자주 모였는데 거기서 무슨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마약 매매·투약 혐의로 이미 구속 중인 G동아리 회장 A씨에 대해 연합동아리를 통해 마약을 유통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고 임원진과 회원 등 대학생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투약만 했던 대학생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 고급호텔에서 이뤄진 A씨와 G동아리 부원의 마약투약 증거자료. [사진=서울남부지검]

르데스크 취재 결과, 적발된 피의자들은 서울·수도권 명문대를 포함한 13개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들 중에는 의대·약대 재입학을 준비하거나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도 있다. 동아리 회장 A씨는 연세대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카이스트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A씨는 91년생으로 약 2억원에 달하는 ‘BMW I8 스포츠카’를 몰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와인병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와 마약 매수·투약 사실을 신고하려던 가상화폐 세탁업자를 허위 고소한 혐의도 있다. 한 일간지에 따르면 A씨는 남성 회원들을 특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청해 유흥업소 종업원들과 어울려 마약을 하며 집단 성관계를 했다고 전해진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거에 비해 사회적 관계가 많이 단절된 대학가의 20대들이 고립감과 결핍을 도파민이 강한 일탈 행위로 해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젊음의 에너지가 해소되지 못한 취약한 상황에 평범한 학생들도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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