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가루 던져 ‘기후악당’ 잡는다…현무암 투성이 논밭된 사연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8. 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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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백숭훈·플라나브스키 연구팀
75년간 CO2 640억t 포집 가상실험 진행
“세계 농경지로 확대시 2170억t 포집”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연구용 옥수수 농경지에서 트랙터가 현무암을 빻은 가루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예일대]
농작지에 돌가루를 뿌리는 방식으로 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돼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암석이 풍화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 과정을 촉진하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21일 재계와 학계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의 백승훈 박사와 노아 플라나브스키 교수 연구진은 최근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에 ‘암석 풍화 촉진(ERW·Enhanced Rock Weathering)’ 기술을 소개했다.

규산염암은 현무암이나 감람석 등 지표면에서 흔히 발견되는 화산암이다. 비가 내릴 때 빗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머금게 되는데, 규산염암은 이 이산화탄소와 풍화작용을 한다. 이때 이산화탄소가 탄산염의 형태로 암석에 포집된다.

ERW는 암석의 풍화작용을 앞당기는 기술이다. 암석 조각이나 철강의 부산물을 가루로 만들어 빗물과 접촉시키면 이산화탄소와의 풍화작용을 촉진해 더 빠르게 탄산염을 만들 수 있다.

백 박사와 플라나브스키 교수 연구진은 현무암 가루를 전 세계 농경지에 뿌렸을 때 이산화탄소 감소량을 추정했다. 세계 각지 농경지 1000여곳에 ERW를 적용하는 가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농경지 1만㎡ 당 현무암 가루 10t을 뿌리면 75년간 640억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전 세계 모든 농경지로 확대하면 같은 기간 2170억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전세계가 세운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거 목표(1000억~1조t)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현무암 가루가 바다로 흘러가면 해양 산성화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은 덥고 습한 환경에서 풍화가 더 빨리 진행돼 열대 지역에서 ERW의 효과가 더 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진의 한명인 백 박사는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예일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실제로 ERW 기술은 빠르게 상용화되는 추세다. 영국 ERW 기술기업인 언두(UNDO)는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약을 맺었다. 언두의 기술이 MS의 2030년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내용이다. ‘탄소 네거티브’는 MS가 2030년까지 탄소중립 뿐 아니라 대기 중 탄소까지 제거하겠다는 구상을 담아 공개한 개념이다.

언두는 MS와 협약을 맺은 뒤 “영국의 경작지에 약 2만5000t의 암석가루를 뿌려 향후 20년간 약 5000t의 이산화탄소를 영구히 제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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