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결혼 8년 차 7살, 3살 다람쥐 같은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평소 자주 찾던 오늘의 집에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평소에 공간에 관심이 많아서 인테리어 관련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다 보니 집을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집의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에는 그런 저의 여러 가지 생각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처음 집을 인테리어할 때 아이들을 위한 집을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며 지냈던 생각이 나네요. 저는 간결하고 단정한 공간을 좋아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제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아이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특별한 장식이나 화려한 가구는 없지만 따뜻하고 평온한 저희 집을 소개합니다.
도면

저희 집은 방이 3개인 정남향의 아파트입니다.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채광이었는데 처음 방문했을 때 눈이 부실 정도로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밝고 아늑한 모습에 끌려 이 집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특이한 점이라면 거실과 안방 베란다에 라운드 형태의 커튼 월이 있다는 거였어요. 집을 보자마자 이 부분을 좀 더 재미있게 활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고, 아이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거실

거실은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라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무 장식이 없는 깔끔한 공간으로 만들고 그 안에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채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게 된 계기는 집의 중심이 되는 거실을 정말 잘 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온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가장 큰 공간을 좀 더 유동적으로, 유익하게 사용하고 싶었죠.

어린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육에 관심이 갔고 무엇보다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거실을 북 카페처럼 꾸미고 온 가족이 책을 가까이하는 집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핀터레스트에서 북 카페, 서재형 거실 등을 검색해 보고 저희에겐 어떤 거실이 어울릴지 오랫동안 궁리해 보았답니다.

아이들 터울이 좀 있다 보니 책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첫째가 아기 때부터 읽던 책들을 이제 둘째가 보기 시작하니 비울 수도 없고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거실 양 벽에 책을 두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꺼내볼 수 있게끔 책장을 마련해 주었어요.


아이들의 책이 거의 대부분이라 손쉽게 꺼내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공간을 좀 더 넓고 높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 책장은 모두 2단으로 눕혀서 사용하고 있어요. 책장이 낮으니 아이들 시선에 책이 가득하면서도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테이블 조명이나 빔을 올려두기에도 딱 좋은 높이에요.

저희 부부는 심플하고 미니멀한 것을 좋아하는데 아이들의 책은 색감이 워낙 다채로워서 자칫 잘못하면 집이 너무 복잡해 보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다른 장식은 두지 않고 책과 책장을 중심으로 거실을 꾸며보았습니다.
취향이 한결같아서 신혼집에서부터 지금의 집까지 꾸준히 화이트, 우드톤의 가구들만 사용하고 있네요. 집에 온기가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 큰데 우드톤의 가구들이 그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결국 이렇게 TV를 없애고 거실은 다 함께 모여 노는 공간이 되었어요. 보드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하루 종일 수다를 떨기도 하고요.

TV를 없애긴 했는데 막상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 많이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빔프로젝터를 구매했는데 지금은 안 샀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잘 사용하고 있어요. 이 벽에서 저 벽으로, 거실에서 방으로 원할 때마다 어디로든 옮겨서 사용할 수 있고 TV처럼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니 정말 좋아요.

주말에는 아이들이랑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는데 밤에 빔프로젝터를 틀어놓고 있으면 꼭 영화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티비순이인 제가 TV를 포기할 수 있게 도와준, 서재형 거실의 일등공신이예요.

이제 주방으로 가보실까요?
주방


주방은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라 특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인테리어하면서 가장 골머리를 앓았던 곳이예요. 원래는 평범한 일자형 주방이었는데 상부장이 없는 대면형 주방을 꼭 갖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요리하고 싶었거든요. 공간이 넓지 않아서 구조상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원하던 느낌의 주방을 만들 수 있었어요.


상부장이 없는 주방을 사용하면서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수납이었어요. 전에 살던 집보다 10평 작아진 집이라 처음에 짐이 들어왔을 땐 큰일 났다 생각했어요. 생각보다 짐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보자!하는 생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두 처분했어요.

저는 그릇 욕심이 없는 편이라 마음에 드는 그릇 하나만 계속 쓰는 편이예요. 그래서 그릇도 많이 정리하고 거의 사용하지 않던 주방가전도 비웠어요. 불편할 줄 알았는데 없으면 없는 대로 잘 지낼 수 있더라고요. 빈 공간이 많아지다 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갖고 있는 물건들을 더 소중히 다룰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젠 하부장에도 빈 공간이 있을 정도로 물건이 줄어서 가뿐합니다.

주방 안에는 수납공간이 많지 않아서 처음엔 조금 난감했어요. 이사 후에 한동안 생활해 보면서 제가 정말 자주 쓰는 그릇과 냄비 등만 안에 보관하고 그 외의 것들은 밖으로 자리를 옮겨주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 딱 필요한 것만 남기게 되었어요.

하부장에 양념칸이 있긴 하지만 키가 큰 양념통은 들어가지 않아서 북카트에 올려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실온 보관하는 재료들도 올려두고요. 요리하는 데는 동선이 생명인데 카트를 두는 것만으로도 정말 편해졌어요.
원래는 벽에 선반을 달아볼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멀끔한 벽이 좋더라고요. 수납이 딱히 더 필요하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조금은 심심해 보이지만 깔끔한 모습으로 주방을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세탁실

저희 집 세탁실은 주방 한 켠에 자리하고 있고 세탁기가 들어가면 남는 공간이 없을 만큼 아주 좁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 공간에 어떻게 세탁물과 물건들을 보관할지 정말 난감했어요. 그리고 워낙 좁아서 문을 주방 쪽으로 열어야 하니 주방 공간까지 침범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서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좁은 공간은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인터넷으로 틈새 수납, 좁은 세탁실 활용법에 대한 글이나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런데 저희 집만큼 좁은 세탁실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공간에는 수납하거나 매달 수 있는 압축봉, 걸이 등을 설치해서 공간을 빈틈없이 사용했어요. 신기하게도 비우고 비웠더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네요. 바구니가 차기 전에 세탁을 더 자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나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큰 세탁실이 있었을 때는 이것저것 사서 쟁여놓고는 까먹기 일쑤였는데 이젠 물건을 사고 싶을 때마다 '이건 어디에 두지?'를 먼저 고민하게 돼요. 물건이 차지할 자리가 없으니 더 이상 욕심내지 않게 되고요. 작은 세탁실이 처음엔 골칫거리였는데 지금은 가장 애정 하는 공간이 되었답니다.

세탁실 앞에는 자주 사용하는 청소도구들을 두었어요. 주방 일을 하다가도 심심하면 가지고 나가서 슥슥 쓸어올 수 있도록 했어요. 전에 화장대에서 사용하던 의자를 함께 두어서 냉장고 위 수납장에서 물건을 꺼낼 때 사용하고 있어요. 요리가 완성되길 기다리면서 앉아서 쉬기에도 좋고 빨랫감을 갤 때도 여기에 앉아서 개곤 한답니다.
안방


안방 문은 세탁실 문과 같은 벽에 위치해있어요. 그래서 안방 문도 슬라이딩 도어로 만들어 세탁실 문과 하나의 레일을 함께 쓰면서 공간을 좀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온 가족이 함께 자는 곳이라 퀸 사이즈, 슈퍼싱글 사이즈 매트리스를 두니 공간이 조금 부족한데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한 덕에 문제없이 배치할 수 있었답니다.

안방에서 베란다로 이어지는 창에는 한지창의 루버셔터를 설치했어요. 전부터 한옥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집에 한국적인 요소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한옥문처럼 미닫이문을 할까 했었는데 창틀 공간이 넉넉해서 문을 완전히 접어두고 앉아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 루버셔터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시스템창호가 있던 창문에서 창호를 떼어내고 아이들이 넘나들 수 있는 통로처럼 사용하도록 했어요. 전에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한 건축가분이 말씀하신 순환형 동선에 대한 내용이 정말 많이 와닿았거든요. 순환형 동선을 만들면 방에 들어갈 때 문을 열고 들어가기도 하고 창을 넘어 들어가기도 하면서 하나의 공간을 좀 더 넓고 새로운 각도로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을 꾸밀 때 순환형 동선을 꼭 만들고 싶었어요.

제 바람대로 아이들은 창문으로 열심히 넘어 다니고 있어요. 이쪽으로 들어오는 걸 더 좋아해요. 집에 문의 종류가 다양하니 아이들이 드나들 때마다 문 여닫는 재미도 느끼는 것 같고요. 창틀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휴대폰을 보면서 쉬기도 해요. 꼭 한옥 툇마루에 걸터앉은 것처럼 고즈넉한 느낌도 느낄 수 있답니다.
베란다


저희 집에는 거실과 안방 베란다로 이어지는 둥근 커튼 월이 있어요. 원래는 거실과 베란다 사이에 벽이 있었고 베란다 문이 달려있었어요. 그런데 그 벽을 허물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여쭤보니 허물 수 있는 벽이라고 하셔서 바로 허물고 문을 없앴어요.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꽤 넓은 베란다가 쓰임 없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이곳이 아이들만의 아늑한 아지트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베란다를 확장하면서 평상을 만들어 아이들이 리딩 누크이자 놀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평상에서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기도 하고, 창틀을 사이에 두고 평상과 안방에 마주 앉아 보드게임을 하기도 해요. 동그란 조명을 달아놓으니 밤이 되면 우리 집에 달이 떴다며 좋아해요.

원래는 베란다로 사용하던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공간보다 천장이 약 20cm 정도 높아요. 천장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의 창의성이 쑥쑥 자란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높은 천장을 사용해 볼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벽에는 첫째가 그린 멋진 그림을 걸어두어 전시공간으로 쓰기도 하고 가끔 아이들을 재워놓고 저희 부부끼리 한 잔 기울이기도 해요. 쓰임이 없던 베란다를 활용한 덕에 저희 집만의 독특한 공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마치며
부모님과 함께 살던 시절부터 지금의 집으로 오는 동안 집은 어떤 의미인지 집에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전에는 집을 꾸미고 가꾸는 데만 열중했다면 이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주부이다 보니 머릿속이 아이들 생각으로 가득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우리 집을 따뜻하고 즐거웠던 공간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집의 모습은 계속 바뀌겠지만 지금 저희 집의 모습이 저희 가족의 오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희 집을 구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