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배 고를 때 "이런 현상" 있으면 썩기 직전인 겁니다.

배는 사과나 감처럼 겉보기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운 과일이다. 껍질이 단단하고 윤기가 돌아도 실제로 먹어보면 물러 있거나 단맛이 부족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특히 시장이나 마트에서 빠르게 고르려다 보면 겉만 번지르르한 저품질 배를 고를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배를 고를 땐 단순한 외관보다도 꼭지 상태, 향기, 표면의 색감과 질감을 함께 고려하는 게 좋다. 배는 유통 과정에서 수분을 쉽게 잃고 숙성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제대로 고르지 않으면 단맛도 식감도 아쉬운 경우가 많다.

꼭지는 배의 신선도를 말해주는 가장 확실한 기준이다

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하는 건 바로 꼭지 부분이다. 대부분의 과일이 그렇듯, 배도 꼭지가 신선함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꼭지가 단단하고 갈라지지 않았으며 마르지 않은 상태일수록 수확 후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꼭지가 말라 있거나 꺾여 있는 경우, 내부 수분이 이미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배는 특히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이기 때문에, 꼭지에서 수분 손실이 시작되면 전체 품질이 빠르게 떨어진다. 껍질이나 색만 보고 고르기보다는 꼭지를 손으로 살짝 눌러보며 단단함을 확인하는 게 좋다.

향이 없거나 발효된 냄새가 나면 피하는 게 좋다

배 특유의 향은 익을수록 은은하게 퍼진다. 좋은 배는 가까이 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과일 고유의 단향이 올라오는 게 특징이다. 특히 당도가 높은 배는 당 성분에서 기인한 ‘에스터계 향’이 퍼지면서 신선하고 부드러운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향이 거의 나지 않거나, 톡 쏘는 듯한 발효된 냄새가 난다면 이는 숙성 과정에서 과일이 지나치게 무르거나 내부 당분이 산화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단맛이 거의 없거나, 먹었을 때 텁텁하거나 쓴맛이 느껴질 수도 있다. 향을 맡아보는 습관은 배의 품질을 판단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 중 하나다.

껍질 상태로도 품질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껍질이 유난히 반짝이거나 지나치게 매끈한 배는 왁스 처리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런 경우 과일의 실제 상태를 가릴 수 있다. 신선한 배는 껍질이 자연스럽고, 너무 밝지 않은 황갈색에 미세한 얼룩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얼룩은 일종의 당분 농축 흔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잘 익은 배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배를 손으로 들었을 때 무게감이 확실히 느껴지는지도 중요하다. 같은 크기라면 더 무거운 배가 수분과 당분이 더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겉이 너무 부드럽거나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있다면, 이미 무르기 시작한 배일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당도가 높은 배는 씹을수록 단맛이 깊다

배의 당도는 단순히 첫맛으로만 판단하긴 어렵다. 실제로는 씹을수록 단맛이 계속 올라오고, 끝맛이 깔끔한 배일수록 품질이 높다. 당도 자체는 과일 속 당분 농도(Brix 지수)로 측정되는데, 이 수치는 수확 시기, 저장 온도, 숙성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배는 단맛이 강하면서도 물리는 느낌 없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을 가진다.

시장에서 시식을 할 수 있다면, 첫입보다 씹는 중간부터 끝까지의 맛의 흐름을 느껴보는 게 중요하다. 또한 배는 보관 환경에 따라 당분이 분해되기도 하므로, 구입 후 빠르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맛을 즐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