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팬들은 외모보다 먼저 "가장 큰 벽"이라 불렀다
다음 시즌 이다현은 일본 SV리그 NEC 소속으로 뛴다

한국이 완패한 경기에서 일본이 주목한 건 상대 팀 선수였다.
미들블로커 이다현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은 지난 23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2026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스코어만 보면 일방적인 경기 같지만 내용은 달랐다.
31-33, 숫자로 보는 '완패 아닌 완패'

세트 스코어는 31-33, 19-25, 20-25였다.
2세트와 3세트는 격차가 있었지만 1세트는 달랐다. 25점을 넘어 33점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이 아깝게 내줬다.
세계랭킹으로는 일본이 6위, 한국이 26위다. 20계단 넘게 차이 나는 팀을 상대로 첫 세트를 듀스까지 끌고 간 셈이다.
이 접전의 중심에 이다현이 있었다.
일본이 먼저 붙인 별명, '가장 큰 벽'

이다현은 이날 11득점을 올렸고 그중 2개가 블로킹이었다.
숫자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팀이 0-3으로 무너진 경기에서 나온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점이 다르다.
특히 1세트 승부처에서 일본의 주포 사토 요시노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걷어낸 장면이 분위기를 바꿨다. 일본 매체 'THE ANSWER'는 24일 이 장면을 포함해 한일전을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에는 일본 팬들의 반응이 함께 실렸다. "한국에서 가장 큰 벽이 되는 선수가 이다현"이라는 평가가 그중 하나였다.
이 표현은 외모를 언급하기 전에 먼저 나온 반응이었다.
외모 화제, 그 이후에 붙었다

경기 다음으로 화제가 된 건 이다현의 외모였다.
"배우 같은 얼굴", "미인이다" 같은 반응이 온라인에서 이어졌다. 다만 이런 반응은 실력에 대한 평가 뒤에 따라붙은 것이었다.
일본 현지 반응을 종합하면 순서는 실력, 존재감, 외모 순이었다. 외모만으로 화제가 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석 달 뒤면 '적'이 아니라 '식구'
이번 한일전이 유독 특별했던 이유가 있다.
이다현은 다음 시즌부터 일본 무대에서 뛴다. 일본 SV리그 NEC 레드 로켓츠는 지난 7월 이다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즉 이번 경기는 이다현이 일본 국가대표를 상대로 뛴 사실상 마지막 대결이었다. 몇 달 뒤면 같은 리그, 다른 팀에서 마주칠 선수들이다.
일본 팬들이 유독 이다현에게 집중한 배경에는 이 지점도 있다. 적으로 만난 마지막 순간, 새 시즌 동료가 될 선수를 미리 확인한 셈이다.
신인 시절부터 증명해온 '높이'
이다현이 처음부터 주목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어깨 부상을 겪으며 고교 2학년까지 연령별 대표팀 차출을 미뤄야 했다. 대신 프로 데뷔 후 실전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KGC인삼공사 시절 데뷔전에서 블로킹과 속공으로 2득점을 올린 이후 매 시즌 출전 기회를 늘려갔다. 이후 흥국생명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성장하며 202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일본전 활약은 그 연장선이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 쌓아온 결과가 드러난 경기였다.
한국은 8강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이다현 개인의 평가는 오히려 올라갔다. 다음 시즌 SV리그에서, 이번엔 상대가 아닌 동료로 코트에 서는 모습이 먼저 궁금해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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