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2위…"일본차 고객이 이제 아이오닉5 산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9월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을 제패 중인 일본 브랜드의 충성 고객들이 현대차 소비자로 유입되는 등 미국 내 지위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1~9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은 4%, 기아의 점유율은 5%를 기록하며 각각 공동 4위, 단독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점유율 65%의 테슬라, 2위는 7%인 포드가 차지했으며 쉐보레가 현대차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9%로, 테슬라에 이은 2위다.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각각 점유율 2%, 총 4%를 기록하며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테슬라가 없는 양산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가 합산 점유율 35%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포드(28%), 3위는 쉐보레(16%), 4위는 폭스바겐(8%)이다. 브랜드 별로는 기아(19%가 포드에 이어 2위를, 현대차(16%)는 4위를 기록했다.
모델별 판매량을 보면 상위 10위권에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7위, 8위를 차지했다. 1~5위 중 4개가 테슬라 차량이며, 포드 마하E가 2위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에서 판매량 1만대를 넘긴 전기차는 단 10종으로, 아이오닉5와 EV6는 각각 약 1만8000대가 판매됐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포드, 쉐보레, 닛산 등으로 대표되던 주류 브랜드에 현대차·기아, 폭스바겐의 새 전기차가 합류했다"며 "현대차·기아와 폭스바겐의 경우 (부품) 공급난과 전기차 배분 문제가 낮은 판매량에 영향을 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생산 없이 한국서 수출로만 전기차를 판매한다. 유럽과 한국 등에도 전기차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정된 전기차 수량을 배분해야 하는데, 여기에 공급난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판매량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이오닉5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기존에 일본차량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브랜드 충성도를 측정하기 위해 '정복(conquest)'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소비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차량과 다른 브랜드의 차량을 구매했는지 파악하고, 바뀌었다면 새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를 정복했다고 평가하는 식이다.
아이오닉5의 경우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경향이 강했음에도 일본 브랜드를 정복했다는 평가다. 아이오닉5 미국 구매자가 가장 많이 보유했던 차량 상위 5위는 토요타 RAV4, 혼다 CR-V, 마즈다 CX-5, 스바르 포레스터로 집계됐다. 쉐보레 볼트, 지프 랭글러 등 미국 브랜드 차량 구매자도 아이오닉5를 선택했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테슬라3·Y,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차 아이오닉5, 쉐보레 볼트의 정복 데이터를 보면, 이들이 일본 브랜드(토요타·혼다)로부터 구매자를 사로잡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경쟁자들이 성장하면서 테슬라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5%로, 2020년 79%에서 14%포인트 감소했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새 전기차들이 테슬라의 점유율을 야금야금 먹고 있다"며 오는 2025년에는 테슬라 점유율이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성장 걸림돌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된 IRA는 북미 지역서 최종 생산된 차량과 미국이 인정한 국가의 원자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출고 중인 전기차는 IRA 시행 이전 계약분으로, 내년부터 IRA 따른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완공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폭스바겐이 지난달부터 테네시주에서 ID.4 생산에 나섰다며 저렴한 양산 전기차가 다수 보급돼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기아도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개시하면 전기차 판매량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현대차·기아의 2022년~2034년 누적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이 52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폭스바겐, 닛산-미쓰비시-르노 얼라이언스, 혼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친 수치다. 1위인 테슬라(1115만대), GM(1061만대), 포드(854만대), 스텔란티스(677만대), 토요타(593만대)에 이은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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