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TF 투자, 유행 따르기보단 '장기 보유'가 성공 지름길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순자산총액은 230조원을 돌파했고 상장 종목 수는 1000개가 넘는다. 4년 전만 해도 순자산총액 73조원, 500개 상품에 불과했지만 가파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됐다.
ETF가 이처럼 성장한 이유는 분명하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일반 펀드에 비해 투자 비용이 낮고 지수를 추종하는 특성상 분산 투자 효과가 뛰어난 구조 덕분이다. 투자자는 소액으로도 다양한 자산에 접근할 수 있고 기초지수의 구성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도 높다. 개인 투자자들이 ETF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상품 폭도 넓어졌다. AI(인공지능)·빅테크·방산·고배당 등 특정 산업이나 트렌드를 반영한 테마형 ETF가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투자 성향에 맞춘 선택이 가능해졌다. 특히 국내 시장은 리테일 투자자 비중이 높아 새로운 테마가 나오면 빠르게 자금이 몰리는 특징을 보인다.
물론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특성상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장이 상승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 20년간 꾸준히 상승해온 S&P500이 대표적 사례다.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며 잦은 매매를 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ETF를 보유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잦은 매매를 하게 되면 '고점 매수·저점 매도'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9월 한 달간 진행한 릴레이 인터뷰에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들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놨다. ETF는 단기 유행을 좇는 자산이 아니라, 장기 보유할 때 진가를 발휘하는 투자 수단이라는 것이다. ▲낮은 운용보수 ▲높은 투명성 ▲손쉬운 분산투자라는 기본 장점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나 연금 계좌와 결합하면 절세 효과까지 더해져 노후 자산을 불리는 핵심 도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 전략의 대표 사례로는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이 꼽힌다. 코어엔 코스피200, S&P500 같은 대표 지수 ETF를 담아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만들고 새틀라이트엔 성장성이 높은 테마형 ETF를 일부 편입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이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다.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은 "주식시장은 인내심이 없는 자로부터, 인내심이 많은 자에게로 돈이 넘어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ETF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S&P500에 1000만원을 20년간 보유했을 경우 9500만원으로 불어나지만 단 10일간의 상승장을 놓치면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시장에 오래 머무르는 것 자체가 최고의 투자 전략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예빈 기자 yeahv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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