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배우 조민수가 신인 시절 겪은 짠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뚜렷한 이목구비와 도회적인 이미지의 대명사인 그녀가 남몰래 눈물 흘렸야 했던 사연이 있는데요.

조민수는 지난 1986년 KBS 특채 탤런트로 데뷔하며 세련된 외모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여성 배우들에게 ‘청순함’이 기본값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지만, 조민수는 서구적인 이미지로 각종 화장품 광고에 발탁되며 단숨에 CF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온 첫 드라마 캐스팅은 다소 예상 밖이었습니다.
바로 KBS의 장수 시골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최묘순’ 역.

시골 마을 ‘황놀부집 둘째 며느리’로 등장한 조민수의 캐릭터는 화장품 회사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이미지였는데요.
회사 측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모델 교체를 요청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황놀부집 둘째 며느리는 화장품 CF 모델이 될 수 없습니다.”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브랜드의 핵심 가치였던 만큼, ‘시골 며느리’ 역할이 브랜드 이미지와 충돌한다는 판단이었죠.
당시 방송국 PD는 절대권력에 가까웠고, 소속사 역시 지금처럼 매니지먼트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아 조민수는 “드라마에서 하차 시켜달라”는 말조차 꺼낼 수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조민수는 CF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렇게 조민수는 무려 8년 동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최묘순’으로 살았습니다
그 사이 화장품, 의류 등 각종 광고 제안은 좀처럼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 집중했고, 시간은 결국 그녀의 진가를 증명했습니다.

조민수는 이후 ‘욕망의 문’, ‘피에타’, ‘마녀’, ‘방법’ 등에 작품에서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독보적인 배우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피에타’를 통해 베니스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국내외로 찬사를 받았죠.

결국 시골마을 ‘황놀부집 둘째 며느리’였던 조민수는 세월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은 배우로서, 지금은 오히려 패션지와 광고계의 러브콜을 받는 반전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조민수라는 배우는 그렇게, 천천히, 우아하게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왔습니다.

오늘도 그녀가 더 멋져 보이는 이유, 어쩌면 그 모든 순간을 품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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