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계약 끝냈는데.. '마루바닥'이 다 삭아 있었네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한 지 2년 차 된 신혼부부 빽지홈 입니다 :D 남편과 저는 맞벌이 직장인 이고, 첫 번째 전세 신혼집을 마무리하고 작년에 서울에 자가로 생애 첫 보금자리를 마련했어요.

첫 번째 집은 구옥 빌라 전세였는데요, 만족스럽긴 했지만, 완전 수리를 할 수 없었고 빌라의 단점이 있어 이사를 결정했어요. 지금 집은 구옥 아파트예요. 가격 대비 훌륭한 집들이 많아서 집을 구할 때 일부러 구옥 아파트만 알아봤어요.

도면

이 집을 고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우선 저희 부부는 둘 다 직장이 서울이라 넓은 집을 위해서 외곽으로 이사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저는 넓은 베란다가 있는 구옥을 좋아하는데 보통 집 평수가 작으면 대부분 복도식 아파트였어요. 하지만 이 집은 계단식에 화장실 2개, 방 3개, 거실 쪽에 통 베란다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하게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뷰가 훌륭하답니다~ 잠깐 보여드릴게요.

거실 쪽은 앞에 가리는 건물이 하나도 없어 파란 하늘과 산이 보이는 마운틴뷰이고 작은방 쪽은 시티뷰인데 계절마다 아침, 저녁마다 다른 하늘이 너무 예쁜 곳이에요.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우리 집은 반 셀프로 시공했어요.

베란다를 확장할 생각이 없었고, 베란다까지 수리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서 기존 그대로 두고 우선 내부만 완전 수리했어요.

크게 집안 내부와 주방은 한 곳에서 시공하고 화장실과 필름 시공은 각각 업체를 따로 구해서 시공했어요.

이 외에 콘센트&스위치, 조명 설치는 모두 저희가 직접 시공 했어요.

주방 Before

이 집은 살고 있던 세입자가 나갈 때까지 집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도면만 본 상태였고 계약한 지 9개월 만에 이사하는 날 처음 집 내부를 보게 됐어요. 18년 동안 한 번도 수리 안 한 집이었는데 상태가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아마 저희가 계약하기 전에는 2년 이하의 임대 세입자만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집을 미리 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업체 상담도 도면만 가지고 했어요. 그래서 정확한 견적과 수리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죠. 처음부터 집 상태를 꼼꼼하게 보고 여유롭게 인테리어를 했으면 더욱 하고 싶은 게 많았을텐데 그 부분은 아쉬워요.

그래도 오히려 집을 나중에 본 덕에 처음부터 기본만 수리하자는 생각으로 공사를 진행했어요. 예쁜 것도 좋지만, 집에 기본 구조를 그대로 두고 수리에 큰 비용을 투자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게 보이게 수리하고 싶었어요.

주방 After

가장 공들여 꾸민 주방을 먼저 소개할게요. 우리 집은 주방과 거실이 따로 분리되지 않는 구조에요. 그래서 주방은 최대한 깔끔하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만드려고 노력했어요.

먼저 기존 ㄷ자 아일랜드 식탁에서 ㄷ자 형식만 살리고 안쪽에 전자레인지 수납공간과 식기세척기 공간을 만들어서 보기에도 깔끔하고 조리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게 수리했어요.

비포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깔끔해진 모습이에요. 깔끔한 주방에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처음에는 관리하기 쉬운 유광 모자이크 타일을 할까 했었는데 오염에 강하진 않지만, 집안 전체에 따뜻한 분위기를 주고 우드와도 잘 어울리는 무광 베이지색 타일로 선택한 건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저는 집에 물건이나 가구를 살 때 고민되면 화이트나 우드로 골라요. 질리지도 않고 집 어디에 두어도 튀지 않는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수납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했었던 상부장은 한쪽을 없애고 거실에서 답답해 보이지 않게 우드 선반을 설치했어요.

덕분에 부엌이 좁아 보이지 않고 개방감이 생겼어요. 이 공간에는 제가 좋아하는 오브제와 화분을 두어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느낌을 주었어요.

짠, 밤에 조명을 켜면 이런 모습이랍니다.

거실 Before

거실 After

요즘 구옥은 수리할 때 베란다를 확장해서 거실을 넓게 쓰는 시공을 하는데 저는 베란다에서 마음껏 화분에 물도 주고 봄, 가을에는 캠핑 온 것처럼 고기도 구워 먹고 싶어서 확장하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베란다가 있으니까 거실이 아주 덥지도 아주 춥지도 않아서 좋아요.

바닥에 뭘 두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거실이 좁아서 티비는 벽걸이로 하고 티비 쪽에는 화분 말고 아무것도 두지 않았어요.

거실은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어서 해가 잘 들어와요.

베란다

시간이 나면 베란다 바닥 타일 공사를 하려고 했는데 살면서 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공사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데코타일을 이용해서 셀프 시공을 했는데 데코타일을 설치하니 베란다에 슬리퍼를 신고 나가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우리 집의 자랑인 마운틴 뷰는 여름이 되니 더욱 싱그럽고 좋아요.

문을 설치할 수 없어서 압축봉과 가림막 커튼을 이용해서 문대신 설치해 줬어요.

한쪽에 설치해 보고 좋으면 세탁기 쪽에도 하기로 해서 아직 반대편은 설치하지 못한 상태예요. 하지만 화분에 물 줄 때는 아주 편리해요.

거실에서부터 안방까지 연결된 구옥 베란다에 팬트리도 따로 없어서 수납이 아주 부족해요. 그래서 베란다 한쪽에 장을 만들려고 했는데 방화벽이라 잘 못 설치하면 불법이라고 해서 벽에 선반을 고정하지 않고 심플한 프레임의 선반과 다양한 컬러의 리빙박스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침실 Before

침실 After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침실이에요! 저희는 안방에 슈퍼싱글 침대 두 개를 사용하고 있어요.

더블 침대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잘 때는 오히려 편하더라고요.

안방에도 우드 제품이 많이 있었네요 :D

침대 앞쪽에는 서랍을 두어 부족한 옷장을 대신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서랍 위는 조명과 여러 가지 오브제를 올려놓고 사용하기 좋아요.

오래되고 썩은 방문도 전체 교체했는데 문틀은 상태가 좋아서 그대로 살려 놓고 필름 시공을 했어요. 문틀도 교체했으면 무몰딩으로 하고 싶었지만, 교체하지 않고 필름 시공해서 비용이 많이 절감됐어요.

안방 화장실 Before

우리 집은 작은 평수에 비해 화장실이 두 개예요. 두 개를 같은 인테리어로 리모델링 했으면 비용이 조금 절감됐겠지만 각각 다른 느낌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안방 화장실 After

안방 화장실은 작아서 밝고 깨끗한 느낌이 나게 화이트 모자이크 타일에 노프레임 원형 거울로 포인트를 주었고, 수납장이 바로 보이면 답답할 것 같아서 수납장을 벽 안쪽으로 설치해서 화장실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했어요.

거실 화장실 Before

거실 화장실 After

거실 화장실은 안방과 다르게 차분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주방 타일과 비슷한 베이지 무광 타일과 무광 니켈 수전, 월넛 컬러의 수납장과 거울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항상 화이트 화장실만 봤었기 때문에 어둡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잘 느껴지게 변신했어요.

마치며

결혼 전에는 데일리룩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결혼하면서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러면서 점점 제 자신을 꾸미는 것보다 집을 꾸미고 집에 대한 사진을 찍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홈 계정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이 작고 특별한 것 없는 우리 집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항상 구경하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우리 집에는 비싼 제품이나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지만, 저희 부부가 퇴근 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작지만 따뜻한 우리 집을 구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