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덟 살 첫째와 백일 된 둘째, 그리고 육아와 살림에 진심인 두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강원도 원주의 이룸 하우스입니다. 아파트에 쭉 살았던 저희는 사실 단 한 번도 단독주택 생활을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아파트가 참 편리했거든요.
그랬던 저희 부부가 단독주택 생활을 생각하게 되었던 이유가 있는데요. 매우 세심한 성격의 첫째 아이에게 자연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점, 그리고 한 번의 유산 경험 끝에 찾아 와준 축복 같은 둘째와의 만남을 계기로 우리 가족에게 추억을 가득 선사해 줄 거주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도면


이룸하우스는 저희 부부의 요구 사항이 정말 많이 반영된 집이에요. 도서관 부럽지 않은 독서 공간, 수영장과 연결된 주방, 넓고 큰 계단실과 책장, 서로 연결되도록 만든 아이 방, 로망이었던 큰 아치창을 품은 안방. 여러 사항들을 반영하여 무려 열 번의 수정 작업 끝에 나온 도면이랍니다. 둘째 출산을 불과 3주 앞두고 입주하게 되어 아직 정리 중이지만 용기 내어 저희 집을 소개해 볼게요!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주택의 경우 이웃과 동네를 잘 만나야 하는데요. 아주 감사하게도 이룸하우스를 지어주신 시공사 대표님께서 땅 구입을 도와주셔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땅을 선택하고 집을 짓기까지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처음 저희 집 땅을 보러 갔을 때 시야에 막히는 것 없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에 반해서 이 곳에 집을 짓기로 결심했어요.
땅을 구입하고 집을 설계하는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은 현장에 가서 집이 어떻게 지어질지 행복한 상상을 했었어요. 특히 아이가 학교 끝나면 항상 들려서 즐거운 상상을 했답니다. 지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기초 공사도 지켜보았어요.

점차 우리가 설계한 도면대로 조금씩 모습이 드러날 때면 너무 신기하고 설레었던 기억이 나네요. 골조가 생겨나고 집의 외관이 어느 정도 드러났을 때는, 주말이면 캠핑 의자를 가지고 가서 라면도 끓여 먹으며 앞으로의 마당 생활을 미리 경험해 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완성된 이룸하우스입니다. 이룸하우스는 목조 주택으로 지었고요. 전체적인 외부 마감은 스타코플렉스, 지붕은 리얼 징크로 마감하였는데요. 지붕색은 흰색으로 할까 회색으로 할까 정말 많은 고민 끝에 관리가 조금 더 용이한 회색으로 선택했어요.
이룸하우스를 설계할 때 정원 부분에서 크게 4가지 사항을 요청했어요. 첫 번째는 최대한 단차가 없앤 정원, 두 번째는 아이들의 추억이 가능한 작은 숲길, 세 번째 커다란 수영장, 마지막은 정원 구석구석에서 다양한 활동 이 가능한 체험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래서 집과 정원에는 단차가 없고, 정원에는 자작나무 숲길과 돌 데크, 나무 데크, 수영장, 잔디밭 등 다양한 구역들이 생겼답니다.
현관

현관문을 들어가기 전, 입구의 조경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최대한 휴양지 느낌이 물씬 나는 나무를 배치하였고, 우측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대신할 구상 나무도 심었어요. 또한 아치 모양의 파사드를 구성해서 휴양지의 느낌을 더욱 극대화시켰지요.

현관은 집의 첫 이미지이기 때문에 화사한 느낌이 있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바닥에는 테라조 타일을 깔고, 우측에는 템바 보드를 활용하여 곡선을 넣어 화사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했어요. 저희 집 현관 포토존이라고나 할까요? 조명도 타일도 신경을 많이 써서 선택했답니다.
거실
상상력을 무한히, 자유롭게. 거실과 다목적 공간

거실에는 템바 보드를 활용한 곡선형 벽이 자리 잡고 있어요. 곡선형 벽에 맞추어 곡선형 소파도 두었고요. 집에 책이 정말 많은데 소파에서는 책보다는 조금 한적한 풍경이 보였으면 했어요.


그래서 소파 앞에는 커다란 창문 대신 상단에 가로로 긴 창을 넣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의 풍경과 잔잔한 빛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벽면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고, 소파에 앉아있으면 창문으로 흔들리는 자작나무와 새들의 모습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거실과 연결되는 다목적 공간은 저희 집의 상징적인 공간인데요. 원래는 높은 층고의 한 층짜리 공간이지만, 복층으로 공간을 나눠줬어요. 1층에는 슬라이딩 책장, 2층에는 철제 책장을 설치하여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보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죠. 마치 작은 어린이 도서관 같지 않나요? 😉

특히 저희 집은 첫째와 둘째 아이가 각자 책을 볼 수 있는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첫째 아이가 다락방 같은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기도 했고요.

다목적 공간은 층고가 높고 창이 큼직해서 시원한 느낌이 들어요. 창밖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모습과 자작나무, 날아다니는 새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계단실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계단실이에요. 집에 와서도 1층과 2층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언제든지 책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고, 포인트가 되는 의자와 회전 책상 그리고 여인초로 생기를 불어넣어 봤어요.

계단실은 공간을 크게 만들어서 양쪽 벽에 책장을 넣어 두었더니, 아이가 오며 가며 책을 읽더라고요. :)
주방 & 다이닝


현관에서 들어오면 오른쪽으로는 거실, 왼쪽으로는 주방과 다이닝룸이 위치하고 있어요. 일상생활을 하는 거실 공간과 주방이 분리되기를 바라서 따로 공간을 크게 만들었는데요. 주방은 요리와 살림을 좋아하는 신랑이 수전부터 싱크볼, 조명 가전, 아일랜드 식탁까지 모두 선택했어요.

주방과 다이닝은 창문이 모두 폴딩 도어이고, 도어를 열면 외부 수영장과 연결돼요. 수영장에서 수영하다가 바로 들어와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 등 서로 연결된 공간으로 구성했어요. 폴딩 도어를 열면 집과 마당의 단차가 없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에요.

싱크대 쪽 폴딩 도어를 열면 밖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때 음식을 내보내기도 좋아요. 마치 작은 카페처럼요. 무엇보다 식탁에서 보이는 풍경이 저희 집 최애 풍경 스팟이랍니다.

주방에서 거실로 가는 긴 복도는 주로 첫째의 줄넘기 공간과 아빠와의 술래잡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1F 침실

1층 침실은 주로 부모님이 방문할 경우에 많이 사용되어요. 특히 친정아버지가 휠체어를 타시기 때문에 화장실과 방문에 단차를 없애고 휠체어가 다니기 좋은 공간으로 구상했어요. 또 언제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슬라이딩 양개형 도어를 설치했어요. 분리된 공간이지만 거실부터 다목적 공간까지 연결되어 개방감이 좋은 곳이기도 해요.

부모님이 안 계실 때는 여기서 온 가족이 모여 티비를 보기도 하고, 게임기를 연결해서 추억의 오락실 게임도 해요. 역시 티비는 침대에 누워서 보는 맛이 최고인 것 같아요.
침실과 연결된 화장실


1층 침실과 연결된 화장실이에요. 이곳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창이 위쪽에 길게 나있어서 빛이 잘 들어오고, 바깥 풍경이 보인다는 점이에요.
1F 공용 화장실

1층에는 화장실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이 공용 화장실이에요. 공용 화장실은 집 전체적인 색이 화이트라서 화장실만큼은 쨍한 색감으로 만들었어요. 과감하게 피치색을 골랐는데, 오시는 손님마다 마치 카페 화장실 같다며 너무 좋아하셔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화장실만큼은 조금 과감해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2F 부부 침실


2층의 안방은 저희 부부의 로망이 실현된 곳이에요. 저의 로망이었던 커다란 아치창과 실링팬, 그리고 신랑의 로망이었던 박공 지붕으로 설계했지요. 부부 각자의 수면의 질을 위해 싱글 침대를 두 개 두었고, 각자의 정리 스타일을 존중하기 위해 드레스룸도 각각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2F 첫째 아이 침실

2층 첫째 아이의 방은 복층 구조에요. 첫째가 다락방을 가지고 싶어 했고 저희 부부는 다락방보다는 높은 천장을 원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저희 부부와 아이의 로망을 모두 실현 시킬 수 있도록, 높은 천장을 위해 일부를 박공 지붕으로 만들고, 대신 침실 공간을 복층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첫째가 간절히 원했던 천창을 내어서 비가 오면 비도 보고, 눈이 오면 눈도 보고, 별도 보며 잠이 드는 공간이에요. 잠들기 전에 꼭 책을 보는 아이를 위해 침실 조명도 특별히 더 신경 써서 골랐어요.

첫째가 좋아하는 보라색이 가득 들어 있는 조명, 그리고 아치형 책장을 제작해서 넣어 두었답니다.
2F 둘째 아이 침실

둘째 아이의 방은 저희 집에서 뷰가 가장 좋은 곳이에요. 뷰가 좋다 보니 큰 창을 내고 아이들이 앉아서 풍경과 함께 책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역시 아이들이라면 비밀 기지 같은 공간이 꿈과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벙커도 마련했어요. 이 공간은 첫째 아이의 침실 공간 아랫부분이고요. 첫째 방에서 둘째 방으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사다리도 설치해 두었답니다.


이 방은 첫째 아이의 방과 다르게 내추럴한 우드의 감성이 가득해요. 조금 더 따뜻한 느낌으로 꾸며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 공간이에요.
2F 화장실


2층 화장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욕실, 세면대, 변기가 모두 분리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에요. 안방과 연결된 화장실이 따로 없고 아이들과 다 같이 사용하다 보니 분리된 공간이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욕실의 경우 반신욕을 좋아해서 가족 모두가 들어가도 넉넉할 만큼 아주 큰 욕조를 넣었어요.

화장실 한 쪽 벽면은 유리블록으로 시공했어요. 2층 복도에서 봤을 때 답답해 보이지 않고, 욕실 안에서 보는 아름다움도 극대화해주더라고요.

세면대 공간은 인어공주 느낌이 나도록 설계했어요. 이룸하우스에는 빠질 수 없는 아치 형태가 많이 적용된 곳이죠. 입구도, 타일도 아치형이랍니다.

정원 공간

정원은 포인트가 되는 공간이 너무 많아요. 우선 수영장은 정말 우여곡절 끝에 큰 결심으로 만들게 되었는데요.
수영을 너무 좋아하는 첫째와 신랑이 올여름 동안 수영장에서 살았다고 말할 정도로 아주 활용을 잘했어요. 온수 시스템도 넣어서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까지도 주말 수영을 즐겨요.

마치며
오늘의집에 소개하면서 마치 처음 집을 설계할 때처럼 설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 아치형 창문으로 보이는 자작나무와 새들이 움직임 그리고 햇살을 받으며 계단실에서 책을 보는 아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집 짓기를 잘했다 생각하곤 해요. 특히 저는 하루 종일 집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잠시 고개를 들어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에 모습에 큰 영감과 힘을 얻는답니다.

아이는 이룸하우스로 이사 오고 하루하루 꿈과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전원 생활에 대한 불편함 보다 아직까지는 좋은 점이 더 많아서 전원주택 생활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고민하지 말고 도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집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넘어 사람이 살아 감에 있어 추억이 쌓이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조금씩 손때가 묻고 조금씩 가족의 추억으로 채워지는 이룸하우스의 앞으로의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