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분의 2가 사라졌다"…52조원의 청구서

미 의회예산국이 이란과의 전투에 들어간 국방비를 380억 달러로 추산했다. 돈보다 더 큰 문제는 비어가는 요격탄 창고다.

전쟁의 비용은 청구서가 도착한 뒤에야 실감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분석은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미 국방부가 부담한 비용을 약 380억 달러, 우리 돈 약 52조 원으로 추산했다. 소모한 탄약과 손실 장비를 다시 채우는 비용, 늘어난 항공기 운용시간과 연료비가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그런데 보고서가 정작 무겁게 짚은 대목은 액수가 아니라 재고였다.

"탄약 보충에만 217억 달러"

CBO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까지 집계된 380억 달러 가운데 사용한 탄약을 보충하는 데 드는 비용만 217억 달러에 달한다.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 몫이 이미 쏘아 버린 것을 다시 사는 데 들어간다는 뜻이다. 다른 연방기관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추가 부담한 비용이나 기존 예산에 이미 잡혀 있던 병력 기본 운영비는 여기서 빠졌다. CBO는 국방부가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아 정부 데이터와 공개 자료를 토대로 추산했다며 수치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에 20억~30억 달러씩"

전투가 이어질수록 청구서는 계속 커진다. CBO는 지난 5~6월처럼 비교적 낮은 강도의 교전이 유지되면 매달 약 20억 달러, 7월처럼 전투가 격화하면 약 3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도가 더 높아지면 월간 비용은 이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이 추산치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7월 상원에 밝힌 이란전 비용 375억 달러와도 비슷한 규모다.

"패트리엇과 사드의 빈자리"

돈보다 회복이 어려운 것은 재고다. CBO는 이란과의 전투에서 미사일 방어용 요격탄이 대거 소모되면서 관련 무기 재고가 앞으로 수년간 부족한 상태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부가 정확한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CBO는 구매량과 지출 내역을 토대로 미국이 2025년 6월 이후 특정 요격체 재고의 절반에서 최대 3분의 2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요격탄은 생산 라인을 늘린다고 해서 몇 달 만에 채워지는 물자가 아니다. 미국이 동맹국에 부담 분담을 거듭 요구하는 배경에도 이 비어 있는 창고가 놓여 있다. 재고를 다시 채우는 시간표가 곧 다음 몇 년의 억지력 시간표가 되는 셈이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다음 이미지검색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