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el터뷰!) 영화 '야당'의 채원빈 배우를 만나다
배우 채원빈을 4월 16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채원빈은 <야당>에서 우연한 기회에 마약에 손을 대 유명 배우 ‘엄수진’을 맡았다. 경찰서를 찾아오자 마약범을 잡게 해주면 본인 사건을 덮어주겠다는 마수대의 형사 오상재(박해준)를 믿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되는 인물이다.
<야당>은 제목만 들어서는 정치 영화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피카레스크 장르를 표방한다. 야심을 가진 검사, 돈도 벌고 출세도 하려는 브로커, 범임을 잡으려는 경찰의 욕망이 한데 얽혀 있다. 일상에 가깝게 침투한 마약 범죄를 중심으로 검사, 경찰, 야당이 펼치는 오락 액션 영화다. <부당거래>에서 국선 변호사로 강렬하게 얼굴을 알린 황병국 감독의 연출작이다. 14년 만에 본업으로 돌아와 쌓아둔 재능을 유감없이 펼친다.
채원빈은 2019년 단편<매니지>로 데뷔해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순정복서>, 시리즈 <스위트홈 2,3> 영화 <마녀 2>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갔다. 최근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한석규와 부녀 케미를 맞추며 대등한 존재감을 쌓았다.
다음은 채원빈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글이다.
현실 밀착 소재와 캐릭터의 흥미

-데뷔 5년 만에 주연 롤로 성장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제 작품이라 재미로만 볼 수 없어 긴장하면서 봤다.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큰 화면에서 제 얼굴을 본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후반은 흐름을 타서 집중하게 되지만 배우들은 다 알 거다. 자기가 나오는 타이밍 때 몸 둘 바를 모르겠는 심정을.. (웃음) 자기 작품을 처음 볼 때는 온전히 못 본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늘 부족한 점만 보인다. 지금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아쉬움도 있다. 현장에서는 긴장해서 보지 못한 게 온전한 화면에서는 뒤늦게 보이더라. 그래서 모니터링도 온전히 보지 못하고 (이렇게) 비스듬히 보는 편이다. (웃음) 그래도 모니터링은 필요하니 되도록 의무적으로라도 확인은 하는 편이다”
-<야당>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뭔가.
“제가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다.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왜요?’라고 했었던 게 기억난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신기했고 한 화면에 선배들과 담긴다는 라인업도 믿기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선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직관할 수 있으니 그 순간도 기대되었다. 제가 어떻게 해도 잘 받아주는 관록, 여유로움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촬영 시기와는 달리 현재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리게 되었다.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고 각자 소소한 교훈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오래전에 찍어 둔 작품이기 때문에 의도한 대로, 쓰인 대로, 잘 전달될지에만 부담 느낄 것 같다. 저보다는 감독님과 선배들이 더 신경 쓰이지 않을까. 시사회 후기 중에 ‘한 번 빠지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걸 몸소 느꼈다’는 리뷰에 동의했다. 많은 분에게 경각심을 심어 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수진은 인기 배우지만 의도치 않게 마약에 연루되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다. 현실을 반영한 인물이자 부담스러운 역할이기도 할 텐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그 부담이 컸다. 선배들의 연기를 참고하면서 준비했다. 마약의 위험성, 경각심이 영화의 주제라 관련 다큐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했다. 마약 투여 장면은 짧게 나왔지만 연습을 많이 했었다. 또 외적으로는 배우니까 무조건 예뻐야 하는 전제조건을 스태프의 도움으로 충실히 수행했다. 저로서는 상황과 대사도 익숙지 않아서 낯설었다. 수진은 날 것의 느낌이 강해서 평범한 인물과 다르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수진의 전사가 깊게 다뤄지지 않아 의문스럽지만 그 자체도 인물의 캐릭터 성이라고 여겼다. 수진은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인물이라는 것만 중점 두면서 연기했다”
-후반부 요트에서 벌어지는 장면은 많은 공이 들어갔을 것 같다.
“힘들었다기보다는 좋았던 기억 중 하나다. 한강에서 처음 배를 타 봐서 그런지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야경이 예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즐겁게 촬영했다. 현장에서 많은 배려를 받아서 힘든 점은 없었다. 다만 야외 촬영이다 보니 준비한 만큼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었고 소통이 어려울 때도 있어서 그런 지점이 힘들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호흡

-예전 인터뷰에서 <마녀 2 >때 박훈정 감독이 토우 대장 역을 맡기며 ‘극악무도하고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고 했었다. 황병국 감독의 디렉팅은 무엇이었나.
“오디션 영상을 조감독님이 보시고 캐스팅되었다. 그 인물도 날카롭고 날 서 있는 인물이었는데 수진을 잘 소화할 거라고 생각하신 건 같다. 감독님이 배우로서 활약도 하시니까. 디렉팅을 주실 때는 몸 소 보여 준 적이 많아서 이해도 빨랐다. 평소 <남자가 사랑할 때>도 재미있게 봤고, <부당거래>의 ‘30만 원’ 대사도 좋아했던 팬의 입장이라 즐거웠다”
-홍일점이다. 유해진, 강하늘, 박해준, 류경수 배우와 호흡 맞춰 본 소감도 궁금하다.
“해진 선배님은 저랑 붙는 장면이 거의 없어 홍보를 다니면서 센스에 감탄했다. 홍보 영상을 찍을 때 유쾌한 분위기를 리드해 주셨다. 현장에서 어쩌다가 만나면 많은 응원을 해주어서 힘이 되었다. 하늘 선배는 현장에서 늘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선배들 사이에서 연기해야 할 늘 배려해 주었다. 매 장면을 어려워했었는데 고민도 들어주고 이런저런 제안도 해주면서 같이 해보자고 응원해 주었다. 무해한 웃음에 힘이 되었고 자신감을 돋아줄 격려를 많이 받았다.
해준 선배와 가장 많이 붙어 다녔는데 에너지가 좋다는 걸 느꼈다. 수진이 경찰서에서 우는 장면을 꽤 오래 찍었는데, 따뜻함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홍보할 때는 <폭싹 속았수다> 공개 이후니까 마냥 선배님이 아닌, 관식으로 보이더라. (웃음) 만나면 눈물 날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너무 멋진 모습으로 참석해서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경수 선배는 역할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사람이다. 캐릭터만 보면 무서워서 선입견이 생기는데 유한 실제 성격과 갭이 큰 사람이다. 리허설 때는 재미있게 하다가도 슛 들어가면 달라져서 놀랐다”

-전작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하빈’ 이미지가 크지만 <스위트 홈 2,3>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하니’의 밝은 분위기도 어울린다.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은 심적으로 힘들고 밝은 작품은 에너지를 크게 써야 하니까 다른 느낌이다. 생각보다 어두운 작품을 많이 해봤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서, 어떤 역할이 더 수월하다고 규정하기에는 좀 더 시간과 경력이 필요하겠다. 몸 쓰는 역할도 인연이 닿아서 좀 했었는데 운동 신경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멋있는 형사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 분야의 경험도 해보고 싶고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데뷔 초부터 줄곧 ‘서현진’, ‘천우희’ 배우를 롤 모델로 꼽고 있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건가.
“그렇다. (웃음) 쉴 때도 본 작품을 또 보면서 좋아하고 있는 팬이다. 두 분의 연기를 좋아하기보다는 눈빛, 말투가 상황과 잘 맞았을 때 느껴지는 사소한 포인트가 매력이다. 두 분 다 로코퀸이기도 해서 저도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야당>은 채원빈 배우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가.
“개인적으로는 현장 분위기와 선배들의 연기를 직접 보고 배울 기회였다. 지치고 고된 상황 속에서도 농담과 웃음을 잃지 않고 시야를 넓혀 주변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한 지 5년 되었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예전에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요즘은 함께 이름 올리는 데 따르는 책임감이 함께 한다. 저만 혼자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것과 확실히 다르더라. 흥행이나 시청률까지 생각하긴 어렵고, 작품의 흐름 안에서 제 역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균형까지 염두에 두면서 연기해야겠다는 게 달라졌다. 아무쪼록 <야당>에 많은 관심 주시고, 따뜻해진 날씨에 극장으로 나들이 오실 수 있다면 더 좋겠다”

글: 장혜령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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