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한 자루에 담은 나만의 취향, 볼꾸 열풍 중

이원재 기자 2026. 2. 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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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꾸미기(다꾸), 스마트폰 꾸미기(폰꾸)를 넘어 이제는 볼펜 꾸미기(볼꾸)가 10·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어 "요즘 젊은 세대는 타인의 시선이나 과시적 소비보다는 스스로의 심리적 만족인 '자기 만족형 소비'에 더 초점을 맞춘다"며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되면서 볼펜이 단순한 필기구를 넘어 하나의 소품이자 장신구로 인식되는 점도 이러한 열풍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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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개성·취향 담는 DIY 문화 확산
저렴한 비용에 체험형 소비로 인기몰이
소비자가 직접 고른 파츠를 꽂아 완성한 볼펜. /이원재 기자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스마트폰 꾸미기(폰꾸)를 넘어 이제는 볼펜 꾸미기(볼꾸)가 10·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결과물을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Z세대의 'DIY(Do It Yourself·직접 만들다) 소비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볼펜 꾸미기는 볼펜대에 다양한 디자인의 파츠를 끼워 '나만의 볼펜'을 만드는 방식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유행을 타면서 #볼펜꾸미기, #볼꾸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각각 1000건을 넘어섰으며, 관련 영상 조회수 역시 수십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창원의 한 소품샵도 최근 볼펜 꾸미기 전용 매대를 선보여 젊은 세대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소품샵 관계자는 "3주 전 매대를 설치했는데,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손님이 찾는다"며 "인플루언서가 다녀간 후 입소문이 나면서 10대뿐만 아니라 커플,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큰 인기"라고 전했다.
볼펜 꾸미기 파츠가 진열된 매대. 다양한 모양과 인기 캐릭터 등을 조합해 '나만의 볼펜'을 만들 수 있다. /이원재 기자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다양한 파츠를 조합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파츠는 하트, 리본, 꽃 모양부터 짱구, 산리오 등 인기 캐릭터까지 수십 가지에 달한다. 같은 재료라도 조합 방식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 '볼꾸'의 핵심 매력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가성비'다. 기본 볼펜대 가격은 1000원에 장식용 파츠는 300원에서 3000원 사이로 모두 합쳐도 3000~5000원대면 충분하다. 적은 비용으로 체험형 소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호응이 높다.

소비자 최수연(17) 씨는 "저렴한 가격에 나만의 굿즈를 가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친구와 함께 파츠를 고르고 조합하는 과정 자체가 놀이처럼 즐겁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볼펜 꾸미기가 부모 세대의 필통 꾸미기에서 이어져 온 또래문화의 연장선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일상화된 시대에 볼펜이 기능 중심의 필기구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꾸밈의 대상으로 전환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박기경 창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에서 필통 꾸미기가 유행했듯, 현재는 볼펜 꾸미기가 새로운 또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친구들과 유대감을 공유하는 문화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젊은 세대는 타인의 시선이나 과시적 소비보다는 스스로의 심리적 만족인 '자기 만족형 소비'에 더 초점을 맞춘다"며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되면서 볼펜이 단순한 필기구를 넘어 하나의 소품이자 장신구로 인식되는 점도 이러한 열풍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