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부쉬코너’다.


제주의 자연을 닮아 목가적인 감성의 스테이
제주의 온화하고 청쾌한 정취를 닮은 박공지붕 건물 세 채. 오솔길을 따라 대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규모가 다른 스테이 두 동이 번갈아 인사를 건넨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온실 건물은 숙소와 정원을 가꾸기 위한 작업실로, 방문객에게 편안한 환영의 이미지를 선사한다. “귤밭이 가득한 조용한 마을의 한 코너, 사계절 푸른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지닌 곳” 건축주는 공간이 품은 특성을 담아 ‘부쉬코너’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전했다.
스테이는 정원 조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차분하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주된 콘셉트였다. 대지의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고, 식물에 대한 이해가 깊은 건축주의 취향이 반영되어 조경이 중요한 요소로 설정된 까닭이었다. 오솔길의 외부 조경뿐 아니라 공간 곳곳에 건축주가 그동안 직접 가꿔온 식물들을 배치해 자연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공간을 만들었다.




House Plan
프로젝트를 진행한 일상작업실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적으로 목구조와 박공지붕 형태를 선택해 높은 천장고를 연출하고, 천창과 커튼월을 활용해 서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막힌 곳 없이 열린 구조로 시원스러운 개방감을 형성했다. 두 개 동 모두 실내 자쿠지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숨기지 않고 오픈형으로 배치해 공간의 특성을 살렸다.
일상작업실은 “인테리어는 외부 정원의 분위기가 실내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단정하고 간결한 스타일의 톤을 설정했다”라며 지나치게 단조로워 보이지 않도록 컬러 포인트를 적절하게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술을 전공한 건축주 부부가 취향을 담아 선택한 아트 워크와 세라믹 오브제들이 스테이의 디자인적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다.
1동은 4인이 머물 수 있도록 복층으로 구성되었다. 주방은 세 면에 걸친 넓은 창과 경사 지붕선을 따라 설치된 천창을 통해 제주의 따스한 햇살이 공간 전체에 깊숙이 스며들도록 계획했다. 거실과 바로 면한 실내 자쿠지 역시 중정으로 열린 전면 창과 천창으로 인해 마치 온실에 들어온 것 같은 온화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거실 위쪽에는 침실이 조성되어 있는데, 매스감이 느껴지는 구조물을 은은한 벽돌 컬러로 마감하고 기둥은 진회색으로 도장해 회화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하나의 공간으로 열린 2동은 메인 욕실 외에 자쿠지 공간을 별도로 두어 1동과 마찬가지로 공간의 중심 콘셉트로 기능할 수 있게 했다.
House Point

건축주의 취향이 담긴 세라믹 오브제들이 부쉬코너를 더욱 빛내준다. 공간과 특히나 잘 어우러지는 Sophie Alda의 화병 시리즈가 포인트.

세라믹 오브제와 함께 공간을 감각적으로 채우는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James Nelson, Jamie Magro & Isabella Zerafa의 작품들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PLAN



Interview : 부쉬코너 홍희주 대표
제주에 스테이를 짓게 된 계기는
2019년에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코로나 상황을 맞이했고, 몇 년간 자유롭게 외출하거나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아이가 마음껏 자연을 느끼고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삶의 방식을 조금 더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제주였습니다. 제주에서도 가장 따뜻한 서귀포로 이주하면서 조용한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평온함을 저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들과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지에서도 집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부쉬코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스테이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자연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조용한 귤밭 마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특별한 공간이 되기를 바랐고, 제주 귤 창고의 단단한 형태와 박공지붕, 비닐하우스 혹은 온실에서 느껴지는 빛의 감각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부쉬코너의 포인트 공간이 있다면
한옥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듯, 부쉬코너도 집 안팎의 경계를 유연하게 설계했습니다. 특히, 큰 창을 통해 햇살과 풍경을 온전히 즐기실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스테이 주변에 가볼 만한 장소는
한남리 머체왓숲길은 세 가지 트래킹 코스를 따라 제주의 고유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터널을 지나며, 제주 참꽃과 동백나무 군락 등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머체왓숲길 힐링 트래킹’ 체험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망리 물영아리 오름은 2006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보호 구역으로, 특히 비 오는 날 방문하면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오름을 내려와 입구에 있는 물영아리 휴게소에서 유부 김밥과 해장라면을 먹으면, 그 맛이 아주 끝내줍니다.
취재협조_ 부쉬코너 jeju_bushcorner
취재_ 조재희 | 사진_ 구동은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4월호 / Vol. 314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