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돌자 자체 '최고' 경신→엔딩 한 방으로 시청률 '4.5%' 달성하며 상승세 탄 韓 드라마 ('모자무싸')

[TV리포트=허장원 기자]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반환점을 지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지난 10일 방송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 8회는 전국 3.9%, 수도권 4.5%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전 회차보다 크게 오른 수치로, 그동안 2%대에 머물렀던 흐름에서 뚜렷한 반등을 이뤄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황동만(구교환)의 영화감독 데뷔가 확정되는 전개가 펼쳐졌고, 고혜진(강말금)의 결단과 변은아(고윤정)의 존재감이 맞물리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끌어냈다.


▲자체 최고 시청률…반환점 돌았다
'모자무싸'는 초반부터 인물들의 결핍과 자격지심, 창작자의 불안정한 현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대중적인 로맨스나 사건극의 문법보다 인물 내면을 따라가는 방식이 강한 만큼 시청률에서는 다소 완만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8회에서 황동만이 실제 영화감독 데뷔라는 변곡점에 놓이면서 극의 화제성도 함께 커졌다. 작품 안에서 계속 미뤄지던 '입봉'의 순간이 현실화되자 시청자들은 "동만이 드디어 입봉이다", “일주일 언제 기다리냐", "너무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난 10일 방송분은 작품의 중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황동만은 오랫동안 '날씨를 만들어드립니다'라는 시나리오를 붙잡고 버텨온 인물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그냥 한 편만이라도 해서 무가치함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면 좋겠다"는 절박한 확인에 가깝다. 이런 인물의 감정선이 8회에서 실제 제작 통보로 연결되면서, 작품은 반환점 이후 본격적인 2막을 예고했다.


▲입소문 키운 강말금의 사이다 전개
시청자 반응을 이끈 또 다른 축은 고혜진의 선택이었다. 마재영(김종훈)의 '낙낙낙'을 둘러싸고 제작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최동현(최원영) 대표는 "올해 읽은 시나리오 중 두 번째로 좋다"는 변은아의 평가를 바탕으로 대형 자본 투입을 제안했다. 영화진흥협회 지원금을 반납하고 판을 키우자는 계산이었다. 수익 배분은 9대 1이었다. 최동현은 고혜진이 혼자 만드는 것보다 그 '1'이 더 큰 액수라고 설득했지만, 고혜진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혜진은 과거 수습기자 시절 겪었던 비인간적 지시를 떠올리며 최동현의 태도에 맞섰다. 장례식장에서 어린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사망 이유를 물어보라는 지시를 받았던 기억을 꺼낸 그는 당시 부장에게 퍼부었던 '쌍욕'과 사자후를 다시 재현했다. "아이를 잃은 부모도 웃을 수 있게 겁나 재미있는 거 하겠다"는 말로 영화 일을 시작한 이유도 설명했다. 돈과 계급 논리로 작품을 재단하려는 최동현과 결별하는 장면은 방송 직후 '사이다 전개'로 회자됐다.
고혜진의 결정은 황동만을 향해서도 날카롭게 작용했다. 8인회 앞에서 남의 영화를 '쓰레기'라고 평가하며 말만 앞세우던 황동만을 본 그는 더 이상 방관하지 않았다. 실전의 링 위에 오른 적 없는 사람이 타인의 창작물을 가볍게 깎아내리는 태도에 제동을 건 셈이다. 결국 고혜진은 영화진흥협회에 제작지원 차순위 작품이었던 '날씨를 만들어드립니다'를 제작하겠다고 통보했다. "링 위에 올라가서 한번 얻어 터져봐. 못 도망가"라는 대사는 작품의 화제성을 끌어올린 결정적 장면으로 남았다.


▲구교환·고윤정 서사로 확장된 2막
황동만의 변화에는 변은아의 역할도 컸다. 그는 ‘날씨를 만들어드립니다’에 정성 어린 피드백을 남겼고, 황동만은 이를 계기로 다시 글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한 문장을 쓰기 위해 고통을 짜내던 인물이 주워 담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쏟아내는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작품은 창작자의 열등감과 인정 욕구를 황동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구교환 특유의 불안정한 에너지와 맞물린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변은아 역시 단순한 조력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친모인 국민배우 오정희(배종옥)에게 방치됐던 9살의 기억을 품고 있다. 당시 버려진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혼자 학교에 가고 혼자 먹고 자야 했던 경험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피를 흘리는 증상과 '자폭하고 싶은 마음'은 그의 트라우마를 드러내는 장치다. '엄마'라는 단어를 한 번에 말하지 못하고 'ㅇ-ㅓ-ㅁ-ㅁ-ㅏ'라고 자음과 모음으로 나눠 부르는 설정도 인물의 상처를 구체화한다.

작품 속 다른 인물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무가치함과 맞선다. 박경세(오정세)는 도움을 받는 일을 나약함으로 여기며 단독 집필에 집착하고, 황진만(박해준)은 무능력함을 경험한 뒤 술에 기대 하루를 버틴다. 고박필름 대표 고혜진은 월세와 월급을 마련하기 위해 매 순간 버티고, 인기배우 장미란(한선화)은 국민배우 엄마 오정희의 방식 속에서 숨 막히는 관계를 겪고 있다. 이처럼 여러 인물의 결핍이 맞물리며 '모자무싸'는 단순한 업계물이 아니라 자기 가치 증명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8회를 기점으로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오는 16일 밤 10시 4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허장원 기자 / 사진=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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