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활동 극대기 도달” 공식선언…강력한 지자기 폭풍 온다
국제태양주기예측패널, 내년까지 지속될 듯
과학자들이 11년 주기로 극대기와 극소기를 반복하는 태양 활동이 이번 주기의 극대기에 도달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과 해양대기청(NOAA), 국제태양주기예측패널은 지난 1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태양 활동이 극대기에 들어섰으며 이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태양의 활동 정도는 흑점을 추적해 파악하고 예측한다. 태양 흑점은 자기장이 한 곳에 집중돼 강력해지면서 그 영향으로 플라스마 입자 흐름이 방해를 받아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낮아 검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흑점은 강력한 태양 폭발의 진원지 역할을 한다. 자기장이 얽히면서 폭발을 일으킨다. 따라서 극대기에는 흑점 수가 증가하고 극소기에는 흑점 수가 줄어든다. 미 해양대기청 우주기상예측센터(SWPC)에 따르면 이번 주기의 시작점인 2019년 12월 평균 1.5개였던 흑점 수는 지난 8월 215.5개로 늘었다.
이번 주기는 앞선 주기에 이어 태양 활동이 약한 주기로 꼽힌다. 앞선 주기의 극대기 평균 흑점 수는 179개였다. 과학자들은 이번 주기 극대기의 흑점 수를 141~162개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론 예상보다 많은 흑점이 나타나고 있다.
미 해양대기청은 그러나 극대기에 진입한 것이 곧바로 태양 활동의 정점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태양 활동의 정점이 언제인지는 적어도 여러달 이상 흑점 수 추이 등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극대기 도달 선언도 흑점 수 추이를 사후 추적한 뒤 이뤄진 것이다.
태양주기25 예측 패널의 공동의장이자 수석 과학자인 리사 업튼은 기자회견에서 “활동이 약한 주기일수록 극대기가 길어져 3~4년간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극대기는 앞으로 1년 정도 더 지속된 뒤 흑점 수 감소와 함께 극소기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오로라도 더 크고 화려해져
태양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면 엄청난 양의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우주 공간으로 빠르게 방출된다. 이를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지구에 도착하면 지구의 자기장과 부딪혀 비행 및 통신, 항법 시스템이나 전력망 등을 교란시킬 수 있다. 지난 5월 20년만에 가장 강력한 G5급 지자기 폭풍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자기 폭풍이란 태양에서 날아온 강력한 에너지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교란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이달엔 G4급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다. 보통 태양 주기당 100개 안팎의 G4급 지자기 폭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가장 강력한 X9.0 등급의 태양 플레어도 이달 들어 발생했다. 태양 플레어는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폭발 현상이다. 나사는 태양이 극대기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앞으로도 강력한 태양 플레어와 지자기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면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 입자들이 지구 대기 입자들과 부딪혀 만드는 오로라도 더 크고 화려해진다. 최근 북미 지역에선 강력한 지자기 폭풍과 함께 비교적 위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밤하늘을 수놓은 광경이 펼쳐졌다.
극대기 정점에서 자기장 역전
태양 흑점이 11년 주기로 증감을 반복하는 것은 태양의 자전 때문이다. 태양의 중심은 27일에 한 번, 극지는 이보다 더 느리게 자전한다. 태양이 고체가 아닌 플라스마 상태의 유체여서 극지보다 적도 쪽 회전 속도가 빠르다. 이에 따라 각 주기의 정점에서 북극과 남극이 서로 바뀌는 ‘자기장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대략 11년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 따라서 22년 후에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
태양 흑점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7세기 초에 처음으로 관측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후속 관측을 통해 태양 흑점이 일정 기간을 두고 증감을 반복한다는 걸 발견했다. 이에 따라 1755년을 제1 주기의 시작점으로 태양 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기는 25번째 주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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