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첫 대상 수상! 백상예술대상 역사 다시 쓴 <흑백요리사>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지난 5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하 백상)은 넷플릭스의 압도적인 존재감 속에 마무리됐다. 예능 최초로 방송 부문 대상을 차지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과 드라마 부문 작품상 및 남녀조연상 등 4관왕에 빛나는 <폭싹 속았수다>를 비롯해, 영화 부문에서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란>과 방송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쥔 <중증외상센터> 주지훈 등 넷플릭스 콘텐츠가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K-콘텐츠의 선도적인 위치를 증명했다.

(왼쪽부터) MC를 맡은 신동엽, 수지, 박보검 (사진 백상예술대상)

반면 영화 부문은 방송 부문에 비해 화제성 있는 작품의 부재를 실감하는 해였다. 극장 개봉 작품 중 <하얼빈>과 <리볼버>가 각각 2관왕에 오르며 화제성을 견인했지만 <폭싹 속았수다> <선재 업고 튀어> <정년이> <중증외상센터> <옥씨부인전> <굿파트너> 등 다양한 인기작과 아이유, 김태리, 김혜윤, 주지훈, 변우석, 이준혁 등 쟁쟁한 후보들이 긴장감을 자아냈던 방송 부문에 비해 영화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의 흥행성과 출연 배우들의 중량감이 모두 떨어진 것은 아쉬운 점으로 다가왔다.


예능 첫 백상 대상, <흑백요리사>의 이정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방송 부문 대상은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차지했다. 백상예술대상 역사상 예능 프로그램 자체가 대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강호동(44회), 유재석(49, 57회), 나영석 PD(51회) 등 예능인 개인이 상을 받는 경우는 있었지만, 프로그램이 대상을 받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흑백요리사>의 연출을 맡은 김학민 PD는 “10여년 전, 나영석 선배가 백상에서 대상을 받을 때 백스테이지에 있었다. 그때 PD로서 대상을 받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김 PD는 “제가 한 일은 거의 없다”며 현장에서 뼈를 갈아내는 고생을 한 350여 명의 제작진, 피디들 덕분이라고 수상의 공을 모두에게 돌렸다. 함께 무대에 오른 넷플릭스 유기환 디렉터는 “해외 동료들도 한국 예능의 제작 역량에 크게 놀란다”며 “그만큼 한국의 제작진들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작사 스튜디오 슬램의 윤현준 대표 역시 “K-예능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도전적인 예능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송 부문 4관왕 <폭싹 속았수다>, 따뜻한 위로의 드라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올해 백상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작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였다. 방송 부문 작품상과 극본상(임상춘 작가), 남녀 조연상(최대훈, 염혜란)까지 총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함께 잘 살아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며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는 “드라마의 설계도를 그려준 임상춘 작가, 현장에서 그 청사진을 구현해준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작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제작사와 넷플릭스에 깊이 감사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왼쪽부터) 염혜란, 최대훈

여자 조연상을 받은 염혜란은 ‘광례’ 역을 맡아 극의 감정적 중심축을 잡았다. 수상 소감에서 “애순아, 엄마 상 받았어. 장원이야!”라며 극 중 딸 역의 아이유를 향한 애정 어린 인사를 전해 큰 감동을 자아냈다. 그는 “김용림, 나문희 선생님을 비롯한 수많은 여성 조연 배우들이 우리 작품에 함께 했다. 그분들 모두의 정성과 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수상이었다”고 밝혔다.

남자 조연상 수상자인 최대훈은 ‘학씨 아저씨’ 부상길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 상은 제 인생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이 될 것 같다”며 “20년간 믿고 역할을 맡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벽을 보고 ‘학씨!’를 외치자”는 그의 재치 있는 마무리 멘트는 객석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부문, 촬영감독 최초의 대상 수상

<하얼빈> 홍경표 촬영감독 (사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그린 영화 <하얼빈>의 촬영을 맡은 홍경표 촬영감독이 받았다. 촬영감독이 백상 대상의 주인공이 된 것은 처음이다. 몽골, 라트비아, 한국을 오가며 혹한 속에서 진행된 이 작품은 철저한 역사 고증과 장대한 스케일로 호평받았다. 홍 감독은 현재 작품 촬영 등의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임명균 씨가 대리 수상하며 “험난한 여정 속에서 서로를 영화적 동지라 부르며 버텼다”며 “영화 현장의 모든 동지들과 영광을 함께 한다”는 홍경표 감독의 소감을 전했다.
또한 <하얼빈>은 영화 부문 작품상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수상 소감으로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이 영화는 현빈 배우와의 만남이 출발점이었다. 함께해 준 우민호 감독, 이동욱 등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힘든 시기에도 극장용 영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극장 관계자들께도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름값 한 스타들

(왼쪽부터) 김태리, 주지훈

방송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정년이>의 김태리, <중증외상센터>의 주지훈에게 돌아갔다. 김태리는 “국극이라는 장르를 알릴 수 있어 의미 있었다. 드라마에 다 담지 못한 깊은 명암의 역사를 지금도 이어가고 계신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한다”고 말하며 “완벽하진 않았지만, 타협하지 않으려 했던 저의 낭만이 이 상을 통해 위로받는 느낌”이라는 소회도 더했다. 주지훈은 “작품을 할수록 동료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며 모든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중증외상센터 팀 사랑한다”는 짧지만 강한 인사를 전하며 무대를 내려왔다.

(왼쪽부터) 전도연, 조정석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리볼버>의 전도연과 <파일럿>의 조정석이 차지했다. 전도연은 “감독님이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찾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빛을 발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파일럿>에서 여장남자를 완벽하게 연기했던 조정석은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했던 여장 캐릭터가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채로웠던 수상자들, 백상이 향하는 미래

(왼쪽부터) 이수지, 신동엽

이외에도 방송 부문 여자 예능상은 <SNL 코리아>의 이수지, 남자 예능상은 시상식 MC로도 활약한 신동엽에게 돌아갔다. 이수지는 “슬럼프 시절 손을 내밀어준 SNL 팀에게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고, 신동엽은 “후배들이 항해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순풍 같은 선배가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왼쪽부터) 노윤서, 정성일
(왼쪽부터) 채원빈, 추영우

신인상은 영화 부문에서 <청설>의 노윤서, <전,란>의 정성일이 수상했다, 방송 부문에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채원빈, <옥씨부인전>의 추영우가 각각 영예를 안았다. 프리즘 인기상은 <선재 업고 튀어>의 변우석과 김혜윤이 차지했다.

(왼쪽부터) 변우석, 김혜윤

백상예술대상은 1964년 제정된 이후 종합 예술 시상식으로서의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존 ‘TV 부문’ 명칭을 ‘방송 부문’으로 변경하며 OTT 플랫폼까지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진화를 택했다. 콘텐츠 소비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 백상은 그 변화에 발맞춰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항해’를 시작했다.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작(자) 리스트

▲방송부문
-대상: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작품상(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작품상(예능): 풍향고
-작품상(교양):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연출상: 송연화(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극본상: 임상춘(폭싹 속았수다)
-예술상: 장영규(정년이/음악)
-최우수 연기상(여): 김태리(정년이)
-최우수 연기상(남): 주지훈(중증외상센터)
-조연상(여): 염혜란(폭싹 속았수다)
-조연상(남): 최대훈(폭싹 속았수다)
-신인 연기상(여): 채원빈(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신인 연기상(남): 추영우(옥씨부인전)
-예능상(여): 이수지
-예능상(남): 신동엽

▲영화부문
-대상: 홍경표(하얼빈)
-작품상: 하얼빈
-감독상: 오승욱(리볼버)
-신인 감독상: 오정민(장손)
-최우수 연기상(여): 전도연(리볼버)
-최우수 연기상(남): 조정석(파일럿)
-조연상(여): 수현(보통의 가족)
-조연상(남): 유재명(행복의 나라)
-신인 연기상(여): 노윤서(청설)
-신인 연기상(남): 정성일(전,란)
-각본상(시나리오상): 전,란(신철·박찬욱)
-예술상: 조영욱(전,란/음악)
-구찌 임팩트 어워드: 아침바다 갈매기는

▲연극부문
-백상연극상: 작품/퉁소소리
-연기상: 곽지숙(몰타의 유대인)
-젊은연극상: 극단/공놀이클럽(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

▲특별상
-PRIZM 인기상: 변우석, 김혜윤(선재 업고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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