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수익과 워라밸”…한우농장을 평생직장 삼다 [월간축산 I 지속 가능한 축산]

김수민 기자 2026. 3. 31.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 강진 동효농장 김민환 대표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 3월호 기사입니다.

정년을 채워도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100세 시대다. 안정된 소득 안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며 일하고 싶을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직장이 있다면 어떨까? 전남 강진 <동효농장> 김민환 대표는 워라밸을 챙기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민원 없이 한곳에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평생 직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동효농장 김민환 대표.

전남 강진군 작천면에 있는 <동효농장>은 번식우 57마리를 포함해 180여 마리의 한우를 일관 사육하고 있다. 어렵게 혼자 힘으로 <동효농장>을 일군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이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수도권으로 유학을 보냈고 방학 때조차 농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했다. 1998년 강진 지역 최초로 현대식 축사를 만들고 끊임없는 투자로 번듯한 농장으로 성장시킨 후에도 장성한 아들들에게 물려받으라고 권하지 않았다.

김민환 대표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대학을 졸업한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2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됐다.형과 오랜 논의 끝에 농장을 물려받기로 결심한 김 대표의 목표는 한 가지였다. <동효농장>을 ‘평생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절실함’으로 일군 빠른 성장
말 그대로 백지 상태였던 김 대표는 농장에서의 첫 2년을 악몽 그 자체로 평가했다. 다른 후계농들과 달리 노하우를 전수해 주거나 시행착오를 만회해 줄 아버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울 기회만 생기면 악착같이 달려들었고, 제대로 배우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사양관리부터 번식까지 최선을 다해 소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어느 순간 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에 대해 알게 되면서 <동효농장>을 대한민국 상위 농장으로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먼저 개량 속도를 높이기 위해 A급 정액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액을 통한 개량만으로는 속도가 나지 않자 강도태 방식으로 암소 개량을 병행했다. 

육성우. 모두 유전형질 A급 소들이다.

일반적으로 암소 도태는 후대성적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와 달리 김 대표는 초임 전의 후보우 중 다른 소들보다 체격이 좋지 못한 소를 과감하게 도태했다. 

현재 <동효농장>에서 태어난 송아지의 유전능력은 모두 A급일 정도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출하 성적 1⁺등급 이상 출현율 100%는 물론 1⁺⁺등급 이상 출현율도 30%를 넘으면서 최근 1⁺⁺등급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등지방을 낮추는 데도 집중했다. 그동안 개량 없이 사양관리만 하다 보니 거세우 출하 시 C등급 출현율이 높았던 것을 감안한 것이다. 

김 대표는 농장을 이어받은 지 4년 차에 불과하지만 현재 번식우 관리에 있어서는 국내 상위 5% 이내라고 자부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분만 간격으로 평균 분만 간격이 337일에 불과하다. 이는 한우의 평균 분만 간격이 384.4일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우리 농장 설루션’ 제품은 CCTV를 통해 촬영된 영상을 기반으로 스마트 장비를 통해 승가를 탐지, 축주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우선 초종부를 14~15개월령에 하고 있다. 성성숙도를 충분히 높인 후 초종부를 하면 경산우가 낳은 송아지 못지않은 큰 송아지를 출산할 수 있다. 여기에는 승가 탐지를 감지해 발정을 체크하는 장비가 큰 도움이 됐다. <동효농장>에 설치된 장비는 인프로의 ‘우리 농장 설루션’ 제품으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기반으로 소의 승가를 탐지한다.

발정은 육안으로만 관찰할 경우 수정 적기를 놓치기 쉽고 한 번 발정을 놓치면 21일 후에나 재발정이 오기 때문에 분만 간격이 늘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농장 설루션’은 승가 탐지 후 발정 여부를 25분 만에 감지해 축주에게 전달한다.

안정적인 수익과 워라밸 중시
김 대표가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해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이다. <동효농장>에서는 분만 간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발정 재귀를 위해 자궁이 채 회복되기 전에 무리하게 수정을 시도하거나 강제로 이유를 실시하지 않아도 돼 송아지들이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다.

“다른 농장에 비해 한 달 이상 여유가 있어 4개월간 어미 소 곁에서 충분히 포유합니다. 그동안 자궁도 회복되고 송아지도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죠.”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양질의 건초를 급여하면 가장 좋겠지만 고품질의 국내산 조사료를 통해서도 충분히 사양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귀리 조사료를 먹고 있는 번식우. 국내산 조사료를 이용해 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동효농장>이 보유하고 있는 조사료포는 7㏊로 이곳에서는 육성우용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를, 일부 농지에서는 비육우용 볏짚을 생산하고 있다. 번식우를 위해서는 귀리를 이용하는데 농가에서 수확한 후의 귀리짚을 받아와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산 조사료를 이용하는 대신 품질을 꼼꼼히 따진다. 가장 좋은 품질이 생산되는 시기의 조사료를 한번에 구입, 1년치를 확보해 사료비도 절감한다.

수익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워라밸’이었다. 우선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업무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료 급여는 하루에 한 번 주는 방식을 택했다. 오전 2시간 이내에 밥 주는 일을 마무리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여유롭게 축사 환경 관리와 송아지 관리 등에 할애한다.

<동효농장>은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지만 단 한차례의 민원 없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는 틈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후에 집중적으로 우사 바닥과 사료조·물통 등을 청소한다. 물통 청소와 사료조 청소는 매일 하고 바닥의 경우 질어지기 전에 모두 제거한 후 왕겨와 톱밥을 충분히 깔아준다. 그 결과 겨울철 눈이 내리고 햇볕이 들지 않는 날이 지속돼도 바닥이 고슬고슬하게 유지되면서 민원은커녕 마을의 ‘복덩이’ 대접을 받고 있다. 

<동효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을 받기도 했다.

김수민 I 사진 이민희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