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 국면에 빠졌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픽업트럭 신규 등록 대수가 2,336대를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등록 대수가 2,000대를 넘긴 셈이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기아 타스만과 KGM의 무쏘 EV가 있다. 두 모델은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고, 실제 등록 대수에서도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신차 효과에 더해 캠핑과 차박 등 아웃도어 활동 증가, 기존 픽업트럭이 지녔던 한계를 넘은 구성과 상품성이 어우러지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픽업트럭 시장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픽업트럭 타스만, 792%
무쏘 EV 역시 성장세
올해 들어 본격 출고가 시작된 기아 타스만은 4월 한 달간 857대가 신규 등록되며 전월 대비 792% 폭증했다. 2월 출시 이후 17일 만에 계약 4,000대를 돌파한 바 있는 타스만은 등장 직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실제 등록 대수로도 성과를 입증했다. 전기 픽업 최초로 출시된 KGM의 무쏘 EV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을 보였다. 4월 한 달간 504대가 등록되며 출시 2주 만에 3,200여 건의 계약을 달성한 만큼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되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국내 픽업 시장은 렉스턴 스포츠, 콜로라도, 시에라 등 소수 모델이 반복적으로 소비자 선택지에 올랐으나, 신차 부재와 제품 주기의 한계로 인해 수요층 이탈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2019년 4만 대를 넘겼던 연간 등록 대수는 매년 줄어들며, 지난해엔 13,954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2만 대 이하로 하락한 수치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시장 분위기가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한정된 선택지에 머물렀던 구조에 전동화 모델이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브랜드마다 전략을 재정비하며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소비자로서는 이전보다 선택 폭이 넓어졌고, 그에 따라 실제 구매 반응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과 라이프스타일 변화
독립된 시장으로 도약한다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캠핑과 차박 열풍은 픽업트럭 수요를 받쳐주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넉넉한 적재 공간과 높은 활용성은 야외 활동에 최적화된 구조로, SUV나 밴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커버해 준다. 여기에 정부의 친환경 정책 흐름이 더해지며 전기 픽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무쏘 EV의 등장은 그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타스만과 무쏘 EV는 기능과 가격, 브랜드 전략에서 기존 모델과 완전히 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픽업트럭이라는 틀 안에서 SUV 시장과 유사한 세그먼트 다변화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중소형 전동화 모델이나 캠핑 특화 패키지 등 다양한 제품군이 추가된다면, 픽업트럭 시장은 일시적인 반등을 넘어 안정적인 성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틈새시장에 머물렀던 픽업트럭이 점차 독립된 시장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흐름이 감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