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김 여사 다섯번 때린 한동훈, 윤 대통령과 독대 '뻔한 결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연일 김건희 여사를 직격했습니다. 9일부터 15일까지 5차례나 김 여사를 때렸습니다. 여당 내 야당 전략인데요. 그 결과 최대 격전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 승리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한 대표가 왜 이런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지 살펴보고,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여당 내 반응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한계 만찬 후 강공 드라이브
당내 소수파인 한 대표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친한계 의원 20여 명과 만찬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10·16 보궐선거 과정에서는 보란 듯이 그 말을 실천했습니다.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가 확정된 1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국민의 뜻대로 정부여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한 대표는 10·16 보궐선거 현장과 최고위원회의에서 잇따라 김 여사를 소환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 공개활동 문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와 명태균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 메시지 등에 대해 발언 수위를 끌어올렸죠. 다만 본인이 먼저 김 여사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었는데요. 그렇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대비한 준비된 발언으로 보입니다.
①9일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와 관련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의원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전 몰랐는데요. 저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②10일 인천 강화군 현장최고위원회-"(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③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유세 현장-"김 여사에 대한 그런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저는 필요합니다. 그것이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④14일 최고위원회의 직후-"(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언론에서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됩니다."
⑤15일 부산 금정구 카페-"(김 여사와 관련해) 국민이 보기에 안 좋은 일들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습니다. 제가 이미 말씀 드린 그런 조치를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남동 라인 정리 강하게 요구
한 대표는 특히 대통령실 내 '한남동 라인'으로 불리는 김 여사 측근들에 대한 정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물러서지 않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발언이 10·16 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 또는 선거 패배 시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그것 보다는 윤 대통령과 맞서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비칩니다.
한남동 라인은 김 여사와 가까운 전·현직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을 말하는데요. 김 여사의 오랜 지인에서부터 대선 캠프의 측근까지 10여 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가에는 '십상시', '일곱 간신', '7인회' 등의 명단이 나돌고 있죠. 동아일보는 14일 자에 현직 대통령실 소속인 L 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K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과 전직인 K 전 비서관 등을 거론했습니다. 4·10 총선 직후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기용설'을 흘린 인물도 '한남동 라인'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김대남 씨가 지난 4월 뉴스버스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에도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지난 8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 게네들이 김건희 여사와 네트워킹이 돼가지고 (좌지우지)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 라인을 여의도에서 한남동 라인이라고 표현한다"면서 "비서관 행정관 직책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적절한 정치를 하는 사람을 지목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냐"면서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다. 이런저런 사람이 얘기하는 유언비어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며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명구, "한남동 라인 형체가 없다"
다음은 한남동 라인에 대한 국민의힘 친한계와 친윤계 인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친한 김종혁 최고위원-"첫째, 제가 알기에는 언론에서 그 7명에 대한 얘기를 처음 했어요. 그래서 그거를 인용을 하면서 누군가가 7인회 이런 얘기를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게 7명밖에 안되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많은 인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친한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김 여사 라인 정리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일시적으로 선거 그렇게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게 아닙니다."(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한 박정훈 의원-"그러니까 이분들이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든지, 여사 라인은 없다 이렇게 정리를 해 주든지.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니면 그분들에 대해서 인사조치를 하든지 이렇게 정리를 용산에서 해 주면 좋겠다는 거고요."(1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윤 김재원 최고위원-"한남동 라인을 야당에서는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삼이사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는데 집권여당의 대표께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거론하고 하실 때는 더군다나 보궐선거 투표일을 내일 마지막으로 앞두고 있는데 지지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친윤 강명구 의원-"한남동 라인은 제가 봤을 때 용산에서 근무한다는 공통분모 말고는 형체가 없어요, 개념이 없어요. 어떻게 이것을 개념정리할 겁니까? 한번 저한테 얘기해 보세요. 어떻게 개념정리해서 무슨 비선라인이다 그것까지 지금 나갔던데요."(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윤 권성동 의원-"언론이나 당 지지자들이 김 여사 활동 자제라든가 소위 여사라인 교체 이런 걸 주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 대표나 그 측근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독대를 앞두고 있는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 결국은 문제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인가."(17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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