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고물가에 서민 고통 가중...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돈 잔치 여전
경기 한파와 고물가로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과 성과급을 올리는 등 '돈 잔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하나은행은 잠정안을 바탕으로 지난주까지 조합원 투표를 거쳤고 13일 임단협을 타결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데 아직 노사 합의안이 나오지 않았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정해졌는데, 이는 작년 보다 0.8%p 늘어난 수준이다.
임금인상률은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사측과 일괄 협상하는 사안이어서 국민은행의 임금인상률도 같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노조에서 성과급으로 '임금 300%와 1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전년(통상임금 280%)과 비교할 때 크게 늘어난 액수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5대 은행의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1265만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올해 노사가 합의한 임금인상률 2.8%를 적용할 경우 2024년 5대 은행 직원 연봉은 1억 158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 외 성과급도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280%를 올해 성과급으로 정했다.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현금과 1대 1 교환 가능한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포인트에서 150만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 배 확대하고 복지포인트를 50만원 증액키로 했다.
농협은행은 전년과 같은 조건인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원 수준으로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2024년 결산 종료 후 성과급 액수를 결정할 계획인데, 노조는 올해 역대 최대실적을 낸 만큼, 성과급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현금성 포인트인 '꿀머니' 20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복지포인트 형식으로 3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은행들은 2024년 임단협에서 출산, 육아 혜택 등 임직원 복리후생도 개선했다.
은행권은 산별교섭을 통해 육아기 단축 근로를 확대키로 했는데,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은 30분 늦게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을 위해 약 두 달간 오전 10시 출근이나 오후 5시 퇴근 등 탄력적인 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배우자 출산휴가를 기존 10일에서 20일로, 난임 휴가를 기존 3일에서 6일로 늘렸다. 육아휴직에서 산전후 휴가를 제외하면서 육아휴직 기간도 기존 2년에서 2년 6개월로 확대됐다.
하나은행의 경우 출산 경조금이 크게 확대됐는데,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1500만원, 넷째 2000만원으로 올랐다. 또한 유·사산 위로금 50만원을 신설하고 유아교육 보조비 역시 자녀당 연 240만원으로 확대했다.
우리은행도 유·사산 직원 휴가를 기존 7일에서 10일로 연장하고 배우자는 2일에서 3일로 늘렸다. 이 외에 개인연금 지원액 역시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의무 휴가를 13일에서 15일로 늘리고 디지털·ICT 전문 직군 수당을 기존 월 15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높였다.
은행들이 이처럼 성과급 잔치와 복리후생 혜택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6% 증가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시장 금리 하락에도 은행들의 순익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은행권의 예·수신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순이자 마진 증가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p)는 2023년 8월(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9조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8조6920억원)보다 1.57% 증가했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국민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8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1억1566만원)·농협은행(1억169만원)·우리은행(1억969만원)·신한은행(1억89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